「화학조미료 사용 세계1위」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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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지난 16일은 국제소비자기구가 제정한 화학조미료 안 먹는 날. 이에 즈음하여 소비자문제를 생각하는 시민의 모임(회장 김순)은 90년 한국인의 화학조미료 사용량은 1인당하루 3.8g으로 세계l위라고 발표하고 사용량의 자제를 경고하자 화학조미료 제조회사 미원은 반박자료를 언론기관 등에 돌려 논란이 되고있다.
시민의 모임은 화학조미료 사용량 자제를 권하는 이유로 조리과정에서 화학조미료를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음식을 포식한 후 느끼는 졸립고 나른한 느낌 등의 이른바 중국음식 증후군, 어린이 뇌 손상 가능성, 특정조건에서의 발암물질로의 변화, 천식 등 아직까지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되어온 화학조미료의 안전성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주식회사 미원은 대만통계 연보를 인용, 89년대만의 화학조미료 사용량은 1인당 하루 6.34g이었고 90년은 4.96g(추정)으로 줄었다고 발표, 시민의 모임이 발표한 「한국인의 화학조미료 사용량 세계 1위」가 우선 사실과 다르다고 반격했다. 화학조미료의 안전성에도 다른 견해를 피력.
양측은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각종 자료들을 열거했는데 그중 87 년2월 식품첨가물 규격위원회(JECFA)가 『화학조미료는 현재의 가능한 자료를 기초로 보면 맛을 낼 만큼의 적은 양을 사용하는 것으로는 건강에 해롭지 않다. 그러나 이것은 어떤 양으로도 부작용이 없다는 결론은 아니다. 어린이 식품에 사용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한 내용에 대해 각기 달리 해석하고 있다.
시민의 모임은 위의 내용이 화학조미료의 사용량과 사용대상에 주의를 환기시킨 것이라는 점을 강조, 미원 측은 중국음식 증후군 등 아직까지 화학조미료의 안전성에 제기된 의문들을 실험을 통해 증명하는데 실패했다는 점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안전성 논란 등의 영향으로 70년대 화학조미료 사용량 세계 1위였던 일본은 80년대에 1인당 하루 사용량이 평균 29이하로 줄였다. 대만도 아직까지는 3.8g인 한국에 비해 상당히 높은 4.96g이지만 소비량이 감소추세에 있다.
따라서 화학조미료 사용량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도표참조) 한국에서도 시민의 모임의 제안처럼 ▲가능한 한 화학조미료의 소비를 줄이고 식품의 신선한 맛을 살려 요리할 것 ▲특히 유아식과 임부식에는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말 것 ▲대량 급식업소는 특히 양을 줄이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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