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항기 조종사 양성 "발등의 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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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항공승객이 크게 늘어나 항공사들이 노선망을 확장하고 신형항공기를 대량 도입하면서 조종사 양성이 시급한 과제로 등장했다.
대한항공·아시아나 두국내항공사의 경우 조종사 부족으로 ▲조종사들의 과로 ▲자질이 부족한 조종사 채용 ▲다양한 기종변환에 따른 훈련부족등의 현상이 일어나 각종 항공사고의 우려가 높다.
항공업계가 추정하고있는 국내 항공승객의 증가율은 2000년까지 연평균 10·9%로 지난해국내·국제여객 1천9백80만명에서 2000년에는5천3백만명으로 늘어날 예상이다.
이에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99년까지 항공기 1백2대를 추가로 도입할 계획인데 신규조종사채용은 매년 공군등 군전역예상자 50여명과 항공사들이 자체양성하거나 외국에 위탁교육시킨 90여명에 불과, 매년 1백여명의 조종사가 부족하게 된다.
따라서 조종사양성시설을 확충하지 않을 경우 무리한 운항을 계속하거나 노선·항공기수를 줄이거나, 아니면 외국인 조종사들을 채용하는 수밖에 없다.
88년 제2민항인 아시아나항공이 출범하면서 조종사의 수요가 급증하자매년 50여명씩 채용하던 군전역자를 89년에만 대한항공이 92, 아시아나가 48명등 1백40명이나 채용해 조종사 자질문제가 심각하게 거론되기도 했다.
이러고도 조종사가 모자라자 89년에 처음으로 대한항공이 14명, 아시아나가 12명등 16명의 외국인조종사를 채용하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모두 62명의 외국인조종사가 국내항공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현재 국내의 조종사양성기관은 공군사관학교·육군항공학교등 군기관과 항공대학의 항공운항학과·대한항공의 기초비행훈련원등 민간기관이 있다.
그러나 항공대학의 경우 교육기재 및 실기훈련시간이 크게 부족하고 졸업후 공군 ROTC로 10년간 장기복무해야 하기때문에 민간항공조종사 양성기관으로서의 기능을 못하고 있으며 대한항공이 순수민간조종사 양성기관으로 88년12월 제주도에 설립한 기초비행훈련원도 올해 23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나 정식조종사로 근무하려면 앞으로도 2년정도의 해당기종 전문훈련을 받아야한다.
따라서 최소한 93년까지는 전적으로 군과 외국인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이후에도 충분한 수급은 기대하기 어려운 전망이다.
일본의 경우 민간조종사를 양성하기위해 정부가 국립항공대학을 설립, 연간 2백여명의 조종사를 배출하는 외에 일본항공(JAL) 전일공(ANA) 일본에어시스팀(JAS) 등 민간항공사와 공동으로 대형기 훈련비행장을 만들어 조종사들을 양성하는등 세계각국이 조종사수급 장기대책을 세우고있다.
항공전문가들은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국제항공시장에서 살아남기 의해서는 단기적으로는 민간항공사의 조종사양성기관에 대해 세제·자금면의 지원을 하거나 해외전문양성기관을 활용하고 장기적으로는 일본처럼 정부가 국립기관을 설립, 연간 1백명 이상의 민간조종사를 자체 양성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있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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