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에 한반도통일구상 요구/주목끄는 미 방북단 보고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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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소와 관계 명목상 동맹”국방자립 강조/핵시설 위성사진 제시에 언급 일체회피
지난 6월20∼23일 미 국제안보협의회(회장 조제프 처바)는 리처드 스틸웰 전주한미군사령관과 로버트 스칼라피노 버클리대 교수등 미 군사·안보전문가들을 북한에 보냈다. 미국의 대한반도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번 방문과 관련,버처회장이 최근 발표한 「한반도의 안보」라는 방문보고서가 주목된다. 다음은 보고서 요지.
김병홍 북한군축평화연구소 부소장은 북한이 통일된 한반도는 중립적이고 지역 강대국 사이의 완충지대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확언했음을 처음부터 미국에 강조하고 남한에 대한 미국의 이익은 보장될 것이기 때문에 미국은 한반도 통일구상을 촉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부소장은 중국이 오랫동안 마카오와 홍콩에 공존체제를 가지고 있었고,대만은 본토에 자본주의를 강요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으며,중국도 대만에 공산주의체제를 강요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북한의 통일제안은 상대방에 해를 끼치지 않는한 각자의 체제를 보존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가능한한 지역정부에 많은 권한을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김영남 북한외교부장은 일본은 북한의 핵사찰을 북한과 관계개선의 전제조건으로 주장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일본이 다시한번 군사대국,특히 핵강국이 되기를 원하고 미국을 대신해 아시아의 지배강국이 되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90년 9월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 소련이 한국과 국교를 수립하면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하고 일본의 북방영토 주장을 지지하겠다고 발언했다는 보도와 관련,김영남은 셰바르드나제가 그런 허위사실을 퍼뜨리고 다니는 것은 북한이 소련의 희망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영남은 또 자신은 셰바르드나제에게 한반도가 통일되면 북한은 소련과의 모든 군사동맹관계를 폐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강조하고 소련과의 관계는 명목상의 동맹일뿐 북한은 국방에 있어 자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공군 및 해군 부사령관급 장교들과의 회의에서 북한측은 걸프전에 대해 논의하기를 완강하게 거부했으며 영변에 있는 핵시설은 실험용 원자로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형철 군축평화연구소장은 미국과 소련의 관계,한국과 소련간의 국교수립,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감안할때 미국이 북한에 대해 냉전체제식 상대를 하는 것은 종식되어야 한다면서 조건없이 미­북한 협상을 시작할 것을 촉구했다.
북한의 핵개발 문제에 관한 토론도중 윌리엄 밴클리프 교수는 프랑스 위성사진을 제시하면서 북한이 미국인들에게 이들 시설의 방문을 허용할 것을 요구했다.
북한측은 이에 대해 핵정책이나 핵시설의 의도에 관한 설명을 일체 피하고 위성사진은 북한이 핵안전협정에 서명하도록 압력을 넣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명혁 북한국제대학교수는 미국·중국간의 국교수립은 중국·대만의 관계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하고 이것이 한반도에도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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