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철한 장인정신의 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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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출국하기 전에는 물론대회를 치르면서도 종합우승을 놓치게 되지나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대만선수들의 기량이 놀랄 만큼 향상됐고 홈팀 네덜란드선수들의 도전도 만만찮았거든요. 다행히 무난히 9연패를 달성하게돼 몹시 기쁩니다.』
제31회 국제기능올림픽(6월27일∼7월4일·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참가한 한국선수단의 이찬혁단장(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이사장)은 5일 새벽2시(현지시간)숙소인 홀리데이 인 호텔에서 기자의 전화를 받고 앞으로 각고의 노력이 없는 한 정상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말로 우승소감을 대신했다.
『이번 대회에서 대만이 따낸 메달은 모두 20개로 우리 나라보다 2개가 더 많지 않습니까. 더구나 2년 뒤 제32회 대회는 대만에서 개최됩니다. 철저히 대비하지 않으면 10연패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 단장은 특히 이번 대회에 공산권국가인 체코가 처녀 출전한 점을 들어 유럽 및 아시아 일부국가에 의해 주도되어 온 기능올림픽이 전세계의 관심행사로 변해가고 있다고 말하고 이렇게되면 각국이 더 이상 우리나라의 독주를 좌시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비」라는 것이 특별한 것이 있겠습니까. 기능인이 대접받는 사회, 기술인이 존경받는 사회가 되어 젊은 기능인들이 산업현장에서 보람과 긍지를 갖고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되면 그게 바로「대비」가 되는거죠. 정부가 기능 장려법을 제정하고 기능장·명장제도를 도입하는 등 제도적 뒷받침을 하고있고 일반의의식도 학력 일변도에서 탈피하고 있는 추세라 기대를 걸어봅니다.』
이 단장은 이번 대회에 참가한 우리 선수단은 모두 20대 초반∼10대 후반의 어린 선수들이나 한결 같이 목표의식이 뚜렷하고 장인정신이 투철해 대견스럽다고 밝히고 이런 젊은이들이 많이 나타나야「기술입국」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대회에 선수대표를 맡았던 최성호군(22·프레스금형·현대자동차)은 교교진학 때 부모의 만류에도 불구, 공고로 진학했고 당초 선택했던 기계조립분야에서 번번이 실패하자 프레스금형으로 직종을 바꿔 기어이 세계정상에 올라선 선수다.
또 여자로는 유일한 금메달 리스트인 이수진양(21·상업미술·현대자동차)도 일찌감치 상업미술에 목표를 두고 단계별·수준별로 동료나 선배1명씩을 라이벌로 삼아 뛰어넘으려 노력, 느슨해지려는 마음을 다그쳐온 야무진 처녀다. <김동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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