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자금난 6월말로 고비넘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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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증시 예탁금증가… 잇단 「부도설」이 악재로
4월부터 부쩍 심화된 시중자금난은 6월말을 고비로 일단 한숨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특정업종·특정업체의 자금압박은 더욱 심해져 증시주변에는 부도설이 난무하고 있으며 그 결과 회복기미를 보이던 주가는 다시 6백선을 위협받고 있다.
증시자금사정의 호전기미는 우선 고객예탁금 추이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2월하순 1조7천억원선을 정점으로 줄어들기만 하던 예탁금은 지난달 하순이후 증가세로 돌아섰다.
6월21일 8천8백2억원으로 연중 최저를 기록한 후 2일현재 1조51억원으로 한달여만에 1조원대를 회복했다.
예탁금의 이같은 증가세는 최근 주가가 바닥권이라는 인식이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한데다 신도시 부실공사파문과 아파트분양연기가 한몫 거든 것으로 풀이된다.
실세금리상승을 선도하던 회사채 유통수익률도 한풀 꺾였다. 월말자금수요와 분기말 통화관리강화,채권물량증가에 밀려 상승일로를 치닫던 회사채 수익률은 6월말 연 19.4%를 고비로 하향세를 보여 3일현재 19.2%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아남정밀을 진원지로 번지기 시작한 부도설은 3일 대형건설업체 및 일부수산업체로 확산되면서 투자심리를 다시 냉각시키고 있다.
증시관계자들은 아남정밀의 경우 매출부진과 모기업격인 아남산업과의 불화설이 자금위기를 가져온 케이스로 개별기업에 국한된 문제일 수 있으나 주택건설업체의 자금난은 업계전반의 현안이라는 점에서 달리 보고 있다.
대강의 분양계획을 세워 땅을 사놓았던 주택업체들은 아파트분양이 연기될 경우 자금이 묶이고 분양대금을 제때 못받아 그만큼 자금난에 쪼들릴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꽤 이름있는 주택업체들도 이미 그같은 자금난을 호소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3일 증시에서는 H·S건설의 부도설이 나돌았다. 관련회사들은 즉각 부인공시를 냈다. 이밖에 신도시에서 대규모 분양을 계획하고 있던 W·C·K건설등도 자금난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자금사정이 좋아지고 있어 부도설이 진정되는 대로 증시는 6백∼6백20선을 유지할 것이라는 단기전망을 내놓고 있다.<심상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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