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영화상 '왕의 남자'에 한 표 던졌는데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올해는 아쉽게도 한국 영화나 배우가 골든글로브 후보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내년에는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선정되길 바랍니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주최하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의 필립 버크(사진) 회장은 "한국 영화의 성장세는 매우 놀라운 수준"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호주 출신인 그는 HFPA에서 30여 년간 회원으로 활동하며 1년 임기의 회장직을 이번까지 모두 6번이나 맡은 실력자다. 호주.홍콩 등의 언론에 활발히 기고하고 있다. 그를 13일(현지시간) LA 인근 베벌리 힐튼호텔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해로 64회를 맞은 골든글로브만의 특징이 있다면.

"현장을 누구보다 잘 아는 기자들이 후보자와 수상자를 뽑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또 트로피만 주고 받는 딱딱한 시상식이 아니라 참석자 모두가 흥겹게 웃고 즐기는 축제로 치러진다. 올해의 하이라이트라면 명배우 톰 행크스가 시상자로 단상에 올라 대선배인 워런 비티에게 평생공로상을 증정하는 장면을 꼽겠다."

-HFPA는 어떤 단체인가.

"1943년에 창설됐다. 할리우드에 근거를 두고 해외 언론에 기사를 쓰는 기자들이 모인 비영리 단체다. 50여 개국에서 온 8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

-한국 영화에 대한 견해는.

"시장 규모가 이탈리아의 2배이고 프랑스나 독일과 비슷하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한국 영화는 이제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을 감명 깊게 봤다. 이번 외국어 영화상 부문에서 나는'왕의 남자'에 한 표를 던졌다."

LA=주정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