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화려한 "데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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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91년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가 5일 서울·대구·광주·대전에서 일제히 개막, 신생 쌍방울 레이더스가 강호 빙그레 이글스를 11-0으로 대파, 파란의 첫 승리를 장식했다.
또 3강으로 꼽히는 LG·삼성·해태가 태평양·롯데·OB등에 고전 끝에 승리, 대강정의 앞날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이날 4개 구장에서는 모두 4발의 홈런 포가 작렬해 겨우내 프로야구에 굶주렸던 6만5천7백명의 관중을 매료시켰다.
대전 원정경기에서 쌍방울은 신인 조규제의 빛나는 호투와 4번 김호근의 맹타에 힘입어 4강 후보인 빙그레를 11-0으로 셧아웃, 개막전 사상 최고 점수 차로 승리했다.
쌍방을 좌완 조규제는 이정훈 이강돈 등 빙그레 간판 좌타자들을 상대로 몸쪽 빠른 볼과 슬라이더를 구사, 6회말까지 단 1안타만을 허용, 승리의 견인차가 됐으며 노장 김호근은 3점 홈런 포함, 5타수 4안타(5타점)의 맹타를 날리며 공격라인을 이끌었다.
잠실경기에서는 LG가 화려한 대타작전으로 태평양 마운드를 뒤흔들며 5-3으로 승리, 지난해 챔피언팀 다운 관록을 보였다.
LG 백인천 감독은 6회말 태평양 박영길 감독이 좌완 양상문을 정명원으로 교체하자 기다렸다는 듯 김영직 등 좌타자들을 연속 투입, 4개의 안타를 끌어내 4점을 추가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지난해 준우승팀 삼성은 최고시속 1백51km의 강속구를 뿌려댄 롯데선발 박동희에게 고전했으나 종반 이종두의 2점 홈런으로 승기를 잡아 8-2로 역전승했다.
삼성은 경기초반 잠수함 투수 김성길이 실투를 거듭, 1, 3회초 만루위기를 맞았으나 실점을 2점으로 틀어막아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선동렬을 개막 전에 투입한 해태는 김성한의 2점 홈런 등에 힘입어 OB에 4-3으로 신승했으나 안타 수에서는 5-10으로 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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