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활한 세대교체 급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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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삿포로=신동재 특파원】34개국 1천1백여 젊은이들이 9일간 열전을 벌였던 90동계유니버시아드는 일본이 독주 끝에 처녀 우승을, 또 한국이 종합 3위를 차지하여 동북아시아 강풍을 일으킨 가운데 10일 폐막된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막판 쇼트트랙의 호조로 종합 금5·은2·동 2개를 획득, 유니버시아드 참가사상 첫3위 입상이라는 찬란한 위업을 이룩했다.
빈약한 시설과 저변인구의 척박한 현실을 생각할 때 가슴 뿌듯한 전과(전과) 라 아니할 수 없으며 이는 전 선수들이 땀흘려 애쓴 결과임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3위 입상을 자축하고 기뻐하기에는 남겨진 숙제가 너무 크고 무겁다는 사실도 우리는 확인했다.
빈약한 선수 층으로 특정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을 뿐 아니라 이로 인해 원활한 세대교체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게 첫 번째 과제.
이는 배기태(일본유학 중)선수의 은퇴 후 남자스피드 스케이팅이 각종 국제대회에서 정상일보 직전에서 항상 분루를 삼키는데 서도 알 수 있으며 여자의 경우도 유선희(25·동양화학)를 받쳐 줄 유망주가 없어 불안한 독주를 하고 있는 셈.
쇼트트랙도 상황은 마찬가지여서 김기훈(김기훈·24) 이준호(26·단국대 3)가 은퇴할 경우 당장 아시아 지역의 선두자리마저도 내 놓아야 할 처지다.
일본의 경우 두터운 선수 층을 바탕으로 스키와 남자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단연 우세를 보이며 금메달을 독식했고 유럽 각국도 대부분의 종목에서 2진급을 파견했으나 동계종목의 본고장답게 스키 등에서 강세를 보였다.
이런 점에서 세계정상의 선수들이 대부분 참가한 남자 쇼트트랙에서 김기훈의 4관 왕은 돋보이는 성과라 평가되며 유선희의 금1·은 1개도 불굴의 역경을 딛고 이룩한「인간승리」의 표본이었다.
또 피겨에서 정성일(정성일·한체대)이 한국피겨사상 첫 은메달을 획득한 것도 값진 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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