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가 키운 ‘조국 오른팔’? 황운하 ‘룸살롱 황제’ 처넣다

  • 카드 발행 일시2024.04.17

<제3부 룸살롱 황제와 비리 경찰③〉

어이, 나 좀 도와줘.

느리고 굵직한 저음. 조현오(전 경찰청장)의 음성이었다.

조현오는 서울지방경찰청장에 이어 경찰청장까지 연거푸 맡으면서 비리 경찰과의 전쟁을 이어갔다. 중앙포토

조현오는 서울지방경찰청장에 이어 경찰청장까지 연거푸 맡으면서 비리 경찰과의 전쟁을 이어갔다. 중앙포토

서울청 형사과장 좀 맡아줘야겠어.  

여러 해 동안 지방을 전전하던 이가 제의받기에는 과할 정도의 요직이었다.

연줄과 인맥에 의한 뒷구멍 발탁은 아니었다. 스카우트 대상자의 능력은 부족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당시 경찰 내에서 몇 안 되는 유명 인사였다. 문제는 그 유명세가 ‘튐’에서 비롯됐다는 점이다.

그는 다루기 어려웠다. 수틀리면 상관을 들이받는 건 기본이었다. 지방 생활이 길어진 것도 감히 경찰 수장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촉구한 데서 촉발된 결과였다.

반골 기질은 조직 내에 한정되지 않았다. 검찰의 ‘영감님’들도 그에게 걸리면 여지없었다.

엘리트 경찰 간부 양성을 목표로 설립된 경찰대 1기. 윤재옥(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경향 각지의 인재들로 구성된 그들은 고시 출신 검사들에 비해 능력 면에서 꿀릴 것 없다는 자부심을 기저에 깔고 있었다.

조현오의 전화를 받은 그는 그 자부심을 공공연히 표출한, 몇 안 되는 이들 중 하나였다.

사사건건 검찰에 반기를 들고, 수사권 조정의 선봉대를 자처했던 그를 검찰은 ‘공적 1호’로 찍었다. 그리고 그의 경찰 생활 내내 그의 목을 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