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는 52년 전 완판됐습니다” 에르메스 뺨친 마스터스 전략

  • 카드 발행 일시2024.04.03

“이건 가방이 아니라 버킨이라고요.”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에서 에르메스의 매장 직원이 명품 가방 버킨 백을 찾는 주인공 사만다에게 “5년 기다려야 한다”면서 한 말이다.

지난 2월 런던의 한 경매장에 나온 버킨 25 백. AP=연합뉴스

지난 2월 런던의 한 경매장에 나온 버킨 25 백. AP=연합뉴스

“이건 골프대회가 아니라 마스터스라고요.”
골프계에서는 이런 대화도 흔히 들을 수 있다. 진지한 골퍼들의 버킷리스트에는 골프의 성지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 라운드와 더불어 마스터스 대회 관람이 담겨 있다. 올드 코스는 직접 치는 게 꿈인데, 마스터스는 구경만 해도 좋다는 거다.

선수들은 마스터스를 가방이 아니라 버킨 백으로 여기는 듯하다. 세계 1위를 다투던 존 람이 지난해 사우디 후원의 LIV 골프로 옮긴 결정적 이유는 마스터스 우승이었다는 후문이다. 마스터스는 우승자에게 평생 출전권을 준다. 버킨 백을 가졌으니 다른 가방(PGA 투어의 다른 대회들)은 별로 필요하지 않다고 여겼을 것이다.

지난해 우승자인 존 람이 시상식에서 그린재킷을 입고 트로피를 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우승자인 존 람이 시상식에서 그린재킷을 입고 트로피를 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버킨 백은 돈이 있다고 다 살 수 있는 건 아니다. 마스터스 입장권은 스포츠에서 가장 귀한 티켓이다. 수퍼보울 입장권보다 구하기 어렵고 암표 값도 비싸다. 마스터스와 버킨 백은 공통점도 많다.

로리 매킬로이가 철쭉이 핀 13번 홀 그린 옆에서 샷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로리 매킬로이가 철쭉이 핀 13번 홀 그린 옆에서 샷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완벽한 아름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