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지독한 독재자였다…도망간 엄마, 아들의 선택

  • 카드 발행 일시2024.03.26

단독주택의 고독사는 고약하다.
방을 곁댄 이웃이 없으니 냄새도 멀다.
모든 게 썩을 대로 썩은 뒤에야 이웃이 알아챘다.

집주인이 아직 환갑도 전이었으니 그럴 만했다.
50대 후반의 아직 젊은 이웃, 그닥 내왕도 없던 이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누가 신경 썼겠나.
두 달 넘게 방치된 현장이었다.

고인에겐 아들이 있었다.
고인의 나이로 보아 처음엔 같이 사는 줄 알았다.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가지고 놀았을 장난감부터 최근까지 사용했을 법한 물건까지 작은 방에 정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벽 한 켠엔 아이가 자라면서 줄 그어둔 키 재기 기록도 있었다.
아이가 했을 법한 낙서부터 게임과 관련된 메모까지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아들이 꽤 커서까지 함께 살았나 보다 싶었다.

작업량을 뽑아보며 현장을 둘러보던 중에 아들이 도착했다.
아직 어려 보였지만 20대 중반의 청년이었다.

“짐이 많지는 않을 거예요. 아버지 혼자 사시다 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