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49재 비용 700만원…그래도 강릉 현덕사 찾는 그들

  • 카드 발행 일시2024.03.22

강원도 강릉시 오대산 줄기 만월산에 현덕사라는 절이 있습니다. 주지 현종(66) 스님이 1999년부터 동식물 천도재를 지내와 원조로 불리는 사찰입니다.

천도재는 본래 돌아가신 부모와 조상의 넋이 번뇌에서 벗어나 정토에 이르도록 기원하는 불교 의식입니다. 스님은 ‘세상 모든 만물에 불성이 있다(一切衆生 悉有佛性·일체중생 실유불성)’는 부처님의 말씀을 새겨 반려동물 천도재를 시작했답니다.

눈발이 거세던 지난 2월 7일 차로 세 시간을 달렸습니다. 진고갯길을 아슬아슬하게 내려가다 좁은 산길을 오르니 눈 덮인 도량이 나타났습니다. 사찰에선 스님이 키우다 이웃 개에게 물려 숨진 토종견 현덕이의 49재 중 네 번째 재가 올려졌습니다. 천도재는 백중날(음력 7월 15일) 한 번 지내지만, 49재는 일주일 간격으로 일곱 번 지냅니다.

불교에선 죽은 영혼이 다음 생을 받기까지 기간을 49일로 봅니다. 현세와 내세 사이라 중음(中陰)으로 부르는데, 이때 다음 생을 받을 연(緣)이 정해진다고 믿습니다.

재 한 번에 100만원쯤 드니 일곱 번을 지내려면 700만원가량입니다. 부모여도 모두 지내기 녹록지 않아 마지막 재만 올리는 게 흔합니다. 그런데도 반려인의 문의가 꽤 오고 있답니다.

불상을 모신 대웅전 영단에 상이 차려졌습니다. ‘선(先) 애견 현덕이 영가’라고 적힌 위패 옆에 다른 강아지 포메라니안 몽몽이의 위패도 보입니다. 과일, 삼색 나물 등이 올랐는데 현덕이가 좋아하던 사료 캔부터 땁니다. 반려견 49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아래 풀영상에서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절에서 현덕이, 흰둥이, 검둥이 세 마리를 길러온 스님은 모친을 떠나보낼 때 눈물을 흘리지 않았는데, 현덕이 때는 울었답니다. 수행자이지만 이웃집 개에게 물린 것을 알게 된 순간 못된 마음이 들기도 했다네요. “참으로 무상한 게 인생사, 견생사다. 어차피 인생은 혼자 가는 것”이라고 말하는 스님의 뜻은 뭘까요.

이런 내용을 담았어요.

Part1. 소시지와 노잣돈, 49재 풀영상
Part2. 이웃개가 물어 “순간 못된 마음”
part3. 사부대중(四部大衆)? 오부대중!
Part4. 세 마리 49재 지낸 홍 거사 사연

※ 댕냥이와 지내온  사연과 사진을 보내주시면 중앙일보 지면에 담아 PDF로 보내드립니다. 콘텐트 하단의 견본을 보시고 신청 링크를 클릭하세요.

현종 스님이 강릉시 연곡면 현덕사에서 지낸 49재. 현덕이(왼쪽)와 몽몽이의 위패가 보인다. 김종호 기자

현종 스님이 강릉시 연곡면 현덕사에서 지낸 49재. 현덕이(왼쪽)와 몽몽이의 위패가 보인다. 김종호 기자

Part 1 ‘선 애견 현덕이 영가’ 사료 캔부터 딴다… 49재 풀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