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 차림의 젊은이 두 명이 법정에 들어섰다. 습관처럼 방청객을 둘러보던 그들이 멈칫했다.
공범들이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마약 밀매에 함께 가담했지만 아직 적발되지 않았던 그들은 단골 방청객이었다.
그런데 표정이 여느 때와 달랐다. 애원의 눈빛으로 자신들의 이름을 폭로하지 말아 달라는 신호를 강하게 보내던 게 아니었다.
그들의 옆을 넘겨보던 피고인들은 또 한 번, 더 크게 놀랐다. 그리고 달라진 공범들의 태도를 이해할 수 있었다.
공범들의 옆에는 바로 자신들의 부모가 앉아 있었다. 부모는 볼모였고, 인질이었다.
네, 저희 두 명이 마약 거래를 다 했습니다. 추가 공범은 없습니다.
다른 수가 없었다. 그들은 모든 죄를 뒤집어썼고, 재판부의 중형 선고를 고스란히 감내했다.
영화 ‘대부 2’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이 등골 서늘한 협박은 지난해 우리나라 법정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이다.
공범들의 협박 수법이 조폭(조직폭력배)을 연상케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마약 조직원 중 상당수가 실제로 조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