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풍수사 유도 부탁 받았다” 담배 문 이해찬이 던진 ‘폭탄’

  • 카드 발행 일시2024.03.13

〈제2부 김대업과 정치·검찰④〉

박 부장, 김대업 아무래도 가짜인 것 같아.

지검장실은 광활했다. 여름의 잔열(殘熱)이 전도체를 찾아 허우적거리다 제풀에 주저앉을 지경이었다. 한없이 낭비되는 공간의 한쪽 귀퉁이에 탁자와 의자가 있었다. 거기 중년 남자 몇 명이 옹색하게 모여 앉았다.

서울중앙지검장실이 위치해 있는 서초동 중앙지검 청사 13층. 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장실이 위치해 있는 서초동 중앙지검 청사 13층. 연합뉴스

주임검사로부터 수사 경과에 대한 보고를 받던 서울지검장과 서울지검 3차장이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특수1부장 박영관(전 제주지검장·이하 경칭 생략)은 불편했다. 얼마 전 전화기 너머로 들려온 호통이 그 한숨과 오버랩됐다.

뭐? 이번 인사 때 자리 옮기겠다고? 야 인마, 너 혼자 살겠다는 거야?

박영관의 불만과 불안은 커지고 있었다. 야심 차게 시작한 병풍 수사는 그의 의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지검장이 3차장과 민망한 듯 시선을 교환한 뒤 박영관에게 가만히 말을 건넸다.

“박 부장….”

박영관은 그다음 말을 짐작할 수 있었다. 지검장의 입에서 여지없이 그 말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