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오피’ 살던 사업가 죽음…수상한 이혼 서류 나왔다

  • 카드 발행 일시2024.02.20

장소가 의외였다.
꽤 고가의 주상복합 오피스텔에서 집주인이 연락해 왔다.
주변엔 대형마트가 들어서 있고, 각종 편의시설도 잘 갖춰진 지역.
오피스텔 평수도 20평이 넘었다.
그간 나갔던 현장과는 소위 ‘생활수준’이 다른 곳이었다.

고인은 사후 2주 만에 발견됐다고 한다.
수개월간 월세가 밀리고 최근엔 연락도 끊겼다.
집주인은 명도소송을 진행 중이었다.

시신이 부패하는 과정에서 악취가 발생한다.
누구도 알지 못했던 고인의 죽음은 모르는 이웃의 집까지 찾아간 시취로 인해 알려졌다.
가족이나 지인이 아닌 생판 모르는 타인에 의해 발견된 죽음.

사는 지역을 보면 월세라고 해도 적은 금액은 아니었을 것이다.
보증금도 꽤 높았을 텐데….
사소한 의문을 뒤로하고 고인의 유품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고인은 50대 초반의 남성이었다.
제법 넓은 오피스텔이었지만, 생활을 했다기보다 잠만 잤던 것 같았다.
짐도 조촐했고 거주한 기간이 길어 보이지 않았다.

한쪽엔 서류들이 잔뜩 쌓여 있었다.
폐기할 것을 분류하기 위해 꼼꼼히 확인했다.

이런저런 서류 속에서 망자의 이력이 대략 읽혀졌다.
고인은 건설회사 대표였다.
몇 달 전 부인과 이혼했다.
그리고 이혼 직전 건설사 대표직을 부인으로 변경했다.

원래 살았던 곳의 등본도 나왔다.
그 주소지엔 더 이상 고인의 이름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