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스타라서 용서받았다, ‘최악 오구’ 윤이나의 죗값

  • 카드 발행 일시2024.01.24

“예쁘네. 네가 아직 고등학생이라는 게 싫다.”

2017년 PGA 투어의 신인 그레이슨 머리가 X(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렸다. 미성년 여성에 대한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다. 머리는 트윗을 지웠지만 이후에도 동료 선수와 싸우는 등 좌충우돌했다. X에 음모론을 퍼트리기도 했으며 PGA 투어가 알코올 중독자인 자신을 도와주지 않는다는 불평도 했다.

머리는 지난해 PGA 투어와 LIV골프의 합병 설명회 공개석상에서 커미셔너에게 “우린 당신을 믿지 않는다. 당신은 우리 면전에서 거짓말했다”고 쏘아붙였다. 로리 매킬로이가 “너는 그냥 공이나 잘 쳐”라고 하자 그는 “꺼져 버려”라고 대들었다.

KLPGA 투어는 지난 8일 이사회에서 윤이나에게 내렸던 3년 출전정지 처벌을 1년 6개월로 줄여줬다. 윤이나는 오는 4월 KLPGA 투어 개막전부터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윤이나는 2022년 6월 한국여자오픈에서 자신의 것이 아닌 볼을 친 걸 알면서도 벌타를 포함하지 않은 스코어카드에 사인했다. 이 사건의 본질은 오구(誤球) 사건이 아니다. 알면서도 일부러 틀린 숫자를 기입한 스코어카드 고의 오기 사건이다. 골프에서 매우 큰 죄다.

머리는 지난 15일 소니 오픈 연장에서 불가능해 보이던 12m 버디 퍼트를 넣어 1.4m 버디 퍼트를 놓친 안병훈을 꺾고 우승했다. 머리는 “술 때문에 문제가 많았는데 8개월 동안 알코올을 입에 대지 않았다. 삶을 포함해 모든 걸 포기하고 싶었던 내 경험을 공개해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다른 사람들을 돕고 싶다”고 했다.

그레이슨 머리와 약혼자가 지난 15일 소니 오픈 우승컵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레이슨 머리와 약혼자가 지난 15일 소니 오픈 우승컵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우승과 참회로 머리의 과거는 용서 받는 분위기다. 물론 참회는 중요하지만 우승하지 못했다면 용서 받을 기회도 얻지 못했을 것이다.

스포츠를 잘하기 때문에 죄를 짓고도 용서 받은 선수는 누구,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