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세 주밍신, 조선족이었다…한국 마약 뿌린 탈북자 실체 ⑤

  • 카드 발행 일시2024.01.23

중앙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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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세의 조선족 출신 중국인 주밍신. 

언론에 최초로 공개되는 ‘조선족 마약왕’의 실체다. ‘마약 루트’ 취재팀은 지난해 하반기 취재에 착수한 직후부터 그를 주목했다.

취재팀이 태국 현지 취재 과정에서 어렵사리 구한 주밍신의 사진. 아직 그가 유죄 판결을 받거나 기소된 상태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 모자이크 처리를 했다.

취재팀이 태국 현지 취재 과정에서 어렵사리 구한 주밍신의 사진. 아직 그가 유죄 판결을 받거나 기소된 상태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 모자이크 처리를 했다.

해외에서 국내로 대량의 마약을 뿌렸지만 끝내 꼬리조차 잡히지 않은 마약 총책. 인터폴 적색 수배 대상이 되면서 국제적 거물로 공인받은 인물이자 수사 결과 발표 때도 이니셜 뒤에 숨어 실체를 드러내지 않은 존재.

취재팀은 끈질긴 취재 끝에 결국 그가 누구인지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주밍신이 한국 수사 기관에 존재를 알린 건 2021년부터였다. 그는 자전거 안장, 야구 배트 등에 필로폰, 케타민, 엑스터시 등을 다량으로 숨겨 항공우편으로 밀반입했다. 당시 밀수된 마약류는 시가 255억원 어치에 이른다.

지난해 9월 검거된 마약 유통 조직원 8명의 우두머리도 주밍신이었다. 미국인, 베트남인 등이 다국적 조직이 그의 지휘를 착실히 이행했다. 당시 검거 과정에서 압수된 마약류의 물량만 해도 필로폰 2.3㎏(7만6000명분), 합성 대마 1355mL(2258개 분량)에 달했다.

주밍신이 한국에 마약을 들여온 횟수는 수사기관이 파악한 것만 33회에 이른다. 마약왕이라 부르기에 손색 없는 규모다.

주밍신의 마약을 한국으로 들여오던 심부름꾼은 경찰에 검거됐다. 그의 가방에는 2kg 상당의 필로폰이 은닉되어 있었다. 사진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주밍신의 마약을 한국으로 들여오던 심부름꾼은 경찰에 검거됐다. 그의 가방에는 2kg 상당의 필로폰이 은닉되어 있었다. 사진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한국의 마약은 99% 이상이 외제다. 마약을 단속하려면 누가 어디에서 마약을 만들고, 그걸 어떻게 한국으로 보내는지부터 파악해야 한다. 마약 루트의 시발점인 주밍신에 천착한 이유다.

그의 신원 확인이라는 성과를 올린 취재팀은 내친김에 직접 그의 행적을 추적해보기로 했다. 어찌 보면 무모한 결정이었다.

수사 기관에서 알아낸 정보는 주밍신이 태국 어딘가에서 붙잡힌 적이 있고, 당시 '탈북민 주해붕'으로 위장했다는 사실 뿐이었다. 그 정보조차 진위는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는 어디에서, 어떻게 붙잡혔고, 왜 북한 사람을 자처했을까. 그는 지금 도대체 어디에 있을까.

실낱같은 실마리 하나 쥔 채 지난해 11월 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단서는 파타야에서 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