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녀 끼고 항암까지 다녔다…남편 욕창 걸리자 아내의 선택

  • 카드 발행 일시2023.12.29

외래를 통해 한 병원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귀 병원과 협력 관계인 ○○요양병원입니다. 저희 환자 중에 한 분이 그쪽 의대 병원에서 항암을 중단하시고 오셨는데요, 입원일수가 다 차서 혹시 한방에 전원할 수 있나 해서 연락드립니다. 환자분이 당장 잘 걷지는 못하셔도 말씀은 잘하시고요, 항암을 다시 시작하는 것에 강한 의지기 있습니다.”

‘항암에 대한 강한 의지가 있다’는 말에 더 묻지 않고 ‘내일 환자를 보내 달라’고 대답했다. 전화를 마치는 중에 상대방이 다급히 마무리 지으려는 기색이 느껴졌고 그날 밤까지 왠지 모르게 찝찝함이 느껴졌다.

다음 날 환자가 도착하기로 한 시간쯤, 스테이션에서 콜이 왔다.
“선생님! 인턴 선생님이 새 환자분 보다가 쓰러졌어요. 인턴 선생님은 괜찮은 거 확인했고요, 환자분 욕창은 지금 직접 와서 보셔야 할 것 같아요.”

피를 보고 쓰러지는 선생님들도 드물지 않았기에 욕창이 인턴에게 쇼크로 다가왔을 가능성이 컸다. 대학생 시절, 욕창을 강의하셨던 한 교수님이 “욕창의 제일 심한 단계는, 그냥 살이 움푹 파여서 뼈가 보인다고 생각하면 돼. 나도 딱 한 번 봤어”라고 말했던 것을 떠올리며 병동에 급히 올라갔다.

유달리 엉덩이가 두툼한 기저귀를 끌어내리자 허리에서 엉덩이로 넘어가는 부분에 엄청난 크기의 구멍이 보였다. 깊은 구멍의 끝에는 뚜렷한 흰색이 희끗희끗 보이는 것이 뼈임이 분명했다. 군데군데에는 눌어붙은 거즈도 떡이 져 있어 지난밤 나와 전화를 주고받았던 그 사람이 그리 서둘렀는지 이해하게 됐다. 더구나 환자 본인은 이러한 상황임을 전혀 몰랐다는 점이다.

“욕창 있는 거 아시죠?”

“네. 많이 심한가요?”

“…최근에 관리는 어떻게 하셨어요?”

“최근에는 아무것도 안 했어요. 몇 달 전까지 엉덩이가 너무 아파 병원에 말했더니 몇 번 봐주고서 아픈 게 나아지길래 좋아진 줄 알았는데요? 뭐, 많이 심한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