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김은혜 연구원

암 환자를 돌보는 한의사. 수백 명의 암 환자 옆을 지키며 나누었던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희망과 이별이 공존한 이야기 속에서 남은 이들과 살아가는 이들에게 힘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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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6 00:00 ~ 2024.04.16 23:19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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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녀가 있었다. 딸은 뇌출혈로 인해 의식이 없는

출처

“당신은 죽는 날이라도 알지” 식물인간 딸 돌보는 엄마 폭언

2024.01.04 15:27

병원에 있다 보면 병실도 결국 인간관계로 돌아가는 작은 사회라고 느껴질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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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죽는 날이라도 알지” 식물인간 딸 돌보는 엄마 폭언

2024.01.04 15:27

금, 수혈이라고 하신 것,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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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핏줄에 더러운 피 넣어?” 시어머니 욕설, 며느리의 죽음

2024.01.11 15:25

죄송하다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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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죽는 날이라도 알지” 식물인간 딸 돌보는 엄마 폭언

2024.01.04 15:27

총 16개

  • “잘 부탁해요” 뜻밖의 한마디…암 환자가 초짜 의사 살렸다

    “잘 부탁해요” 뜻밖의 한마디…암 환자가 초짜 의사 살렸다 유료 전용

    한방병원이라 하면 한방 치료 도구들만 잘 다루면 되겠거니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적어도 대학병원급의 한방 인턴은 의대 인턴과 거의 유사한 수준의 처치 기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암센터 담당 인턴 선생님 누구세요? 지금 당장 케모포트 인서션(chemoport insertion)요!" ‘케모포트’라는 관을 삽입하는 것을 출근 첫날부터 해야 한다는 생각에, 출근한 지 10분 만에 사표를 떠올렸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주춤거리고 있는 나를 물끄러미 보고 있던 환자는, 문득 씩 웃더니 "잘 부탁해요"라고 말 한마디를 건넸다.

    2024.01.25 15:51

  • 점쟁이 “자식 잡아먹을 사주”…숨 넘어간 엄마 숨 돌린 곳

    점쟁이 “자식 잡아먹을 사주”…숨 넘어간 엄마 숨 돌린 곳 유료 전용

    한 병실의 어머님들이 갑자기 고함을 지르며 의료진을 부르기에 뛰어간 병실에서 환자는 과호흡으로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었다. 하나는 점을 보러 갔다가 "자식을 잡아먹을 사주다"라고 들은 일과 남편과 다투던 중에 "당신이 그때 아이에게 그러지만 않았어도…"라는 말을 들은 것이었다. 병원에서 다시 과호흡이 온 것은 다른 환자와의 대화 직후였다.

    2024.01.18 15:09

  • “아들 핏줄에 더러운 피 넣어?” 시어머니 욕설, 며느리의 죽음

    “아들 핏줄에 더러운 피 넣어?” 시어머니 욕설, 며느리의 죽음 유료 전용

    항암 치료를 몇 달간 쉬지 않고 받아 왔던 환자는 중증의 빈혈이 생겼다. 항암 치료를 받으시는 분들에서는 종종 나타나고, 수혈받으면 수치도, 컨디션도 곧잘 회복되니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전하기 위해 입을 뗐다. "당신이 뭔데 내 아들 핏줄 낳을 애한테 그런 더러운 걸 집어넣어! 남의 피 받으면 부정타는 거 몰라? 너, 하늘에서 천벌 내릴 거야! 이 몰상식한 X아! 너 같은 돌팔이한테는 다시는 안 가!" 시댁이 수혈을 포함한 특정 치료에 확고한 관념이 있는 집안인 듯했다.

    2024.01.11 15:25

  • “당신은 죽는 날이라도 알지” 식물인간 딸 돌보는 엄마 폭언

    “당신은 죽는 날이라도 알지” 식물인간 딸 돌보는 엄마 폭언 유료 전용

    우리 과는 아니었지만 길게 입원해 있기도 했고, 딸의 몸을 닦고 있는 엄마의 모습을 매일 보고 있으면 마음이 가지 않을 수가 없었기에 몇 번 인사를 나누었더니 그들의 사정을 알 수 있었다. 유명한 병원과 의사를 찾아다녔지만 특별한 방법은 없었고, 사고를 냈던 사람은 초반에는 무릎까지 꿇으며 사죄했지만 4년이 지난 지금은 "아직도 의식이 없는 것 맞냐며, 지금까지 그런 상태면 치료를 거짓 청구하며 받고 있는 것 아니냐"며 역정을 내는 상황이었다. 퀭한 얼굴에 한숨을 푹 쉬다가도 딸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울컥 올라오는 감정을 참는 보호자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누구라도 안타깝게 느낄 수밖에 없었다.

    2024.01.04 15:27

  • 불륜녀 끼고 항암까지 다녔다…남편 욕창 걸리자 아내의 선택

    불륜녀 끼고 항암까지 다녔다…남편 욕창 걸리자 아내의 선택 유료 전용

    환자분이 당장 잘 걷지는 못하셔도 말씀은 잘하시고요, 항암을 다시 시작하는 것에 강한 의지기 있습니다". 항암을 다시 하든 아니든 또 애인들을 끼고 잘 다니겠거니 생각하며 연락을 끊고 지낸 지 근 1년이 되는 날, 내 전화를 받았고 ‘다시는 내 번호를 보호자 번호라고 들이밀지 말라’고 이야기하기 위해 찾아온 것이었다고 말하며 끊임없이 흐느꼈다. 결국 아내는 환자의 욕창이 회복되고, 항암을 다시 시작하고, 끝내 임종하기까지 간병 생활을 계속했다.

    2023.12.28 15:15

  • 피토한 70대 “이봐, 나 봐요!” 울던 간병인 놀라게 한 한마디

    피토한 70대 “이봐, 나 봐요!” 울던 간병인 놀라게 한 한마디 유료 전용

    개인적으로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 앞에서 돌변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더 무섭게 느껴질 때도 많았다. 본인의 죽음을 코앞에서 느끼고 있는 와중에, 평생을 보고 지낸 지인들이 돈 몇 푼 때문에 좁디좁은 병실 안에서 서로 쥐어뜯고 싸우는 광경을 보아야 했던 환자들의 심정은 직접 겪지 못한 사람은 감히 이해한다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처량해 보였다. 환자에게서 나는 냄새, 환자가 입고 있는 병실복의 청결, 베개 시트의 색깔, 침대 시트가 주름지지 않게 잘 펴져 있는지, 그리고 본인 개인 물품의 청결 등 몇 가지를 본 뒤, 간병인이 환자를 부축하는 행동에서 우악스러운 느낌이 드는지까지만 관찰하면 된다.

    2023.12.21 15:20

  • “꿈에 검은연기 속 누가 오래” 암환자 한달 웃게한 그 사람

    “꿈에 검은연기 속 누가 오래” 암환자 한달 웃게한 그 사람 유료 전용

    1~2개월의 여명을 듣고 온 환자들이 각자가 가장 그리워했던 사람을 꿈에서 직접 만났다고 말하거나, 혹은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그 사람의 흔적을 느꼈다고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가장 보고 싶었던 사람과 행복하게 있었던 그곳에서의 시간을 보내고 오거나, 눈을 떠 보니 익숙한 장소 속에서 그 사람의 체향이나 그 사람이 피우던 담배 냄새가 났다거나, 어릴 때 먹었던 집밥을 오랜만에 양껏 먹고 왔다는 등의 경험이었다. 모두 누군가를 만나거나 체감으로 느끼고 온 후에는 ‘이제 좀 살 것 같다’거나 ‘이제 숨이 좀 쉬어진다’고 말했고 여전히 코에는 산소 줄을 끼고 입으로는 밥 한술도 먹지 못함에도 임종의 순간에는 편안해 했다는 점이다.

    2023.12.14 15:26

  • “삼촌, 하루만 더 버텨주세요” 임종 지키는 이유 그때 알았다

    “삼촌, 하루만 더 버텨주세요” 임종 지키는 이유 그때 알았다 유료 전용

    의료진으로서 암환자들의 힘든 모습을 수년간 보고 또 그 경험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 많아지면서, 누군가의 임종에 대해 이제 어느 정도 정제된 감정을 가지고 마주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내가 너무 미안하다… 너무 미안하다…. 너랑 네 엄마가 고생을 하는 동안 내가 한번 안아주지도 못해서 너무 미안하다. 그런 나를 너는 여기까지 보러 왔나. 은혜야. 나는 누나 너무 보고 싶다. 매형도 너무 보고 싶다". 몇 분 지나지 않아 삼촌은 끝내 의식을 잃었고 의사는 나에게 "오늘을 넘기기 힘들 것 같은데 한국에서 온다는 다른 가족들은 언제 도착할 것 같냐"고 물었고 나는 다급하게 "내일 도착하니 내일까지만 버틸 수 있게 도와달라"고 말하면서도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마지막 모습이라도 보여주고자 영상통화를 끊임없이 걸었다.

    2023.12.07 15:13

  • 되레 의사 위로하고 떠났다, 기적의 암환자가 남긴 레모나

    되레 의사 위로하고 떠났다, 기적의 암환자가 남긴 레모나 유료 전용

    환자 A랑 같이 다니던 사람! 기억해요?" 아주 오랫동안 우리 병원에 다니던 환자와 종종 같이 있던 다른 과 환자였다. 같은 병실 사람들이 어디선가 기적의 암 환자라는 소문을 듣고 ‘암 치료를 받는 동안 따로 받은 관리가 있느냐?’ ‘몸 관리 비법이 있느냐?’ ‘암 치료 받으면서 뭐가 제일 힘들었느냐?’와 같은 질문을 스스럼없이 해도 허허 웃으며 꿀팁 아닌 꿀팁을 이야기하다가 마무리는 꼭 ‘선생님들은 고생하지 마시고 검사 열심히 하셔서 뭐든 일찍 발견하고 일찍 치료하시라’고 말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와 같이 예약되어 있던 혈액종양내과 진료를 다녀온 환자의 얼굴에 보기 드문 어두운 기색이 드리워져 있었다.

    2023.11.30 16:32

  • “당신은 죽을병도 아니잖아” 그녀 바꾼 심야 병실의 마법

    “당신은 죽을병도 아니잖아” 그녀 바꾼 심야 병실의 마법 유료 전용

    그렇게 수개월이 흐르며 환자는 항암 치료 일정에 따라 입퇴원을 반복했지만 본인에게도 이 사건이 큰 충격으로 남았는지 병실 사람들과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으며 종일 침대 커튼을 친 채 혼자서 시간을 보냈다. 우연히 난소암 환자의 옆 침대에 배정됐는데 신기하게도 평소에는 어떤 새로운 사람이 와도 거들떠보지 않던 난소암 환자가 그 날은 커튼을 걷어 새 환자와 나를 번갈아서 쳐다보더니 다시 조용히 커튼 안으로 들어갔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난소암 환자가 커튼 뒤로 숨었던 이유는 이전에 같이 병실을 쓰던 사람들에 대한 미안함과 부끄러움이 컸다고 말했다.

    2023.11.23 16:37

  • "선생님, 아빠 마지막 생파 오세요" 평생 못잊을 이 가족 이별 [김은혜의 살아내다]

    "선생님, 아빠 마지막 생파 오세요" 평생 못잊을 이 가족 이별 [김은혜의 살아내다]

    아빠 병세를 아는지 모르는지 막내는 병원 냄새가 무섭다며 훌쩍거렸고, 둘째는 병원 지하에서 뽑아 온 헬륨 풍선을 손에 꼭 쥔 채 "여기 왜 온 거야?"라고 엄마에게 계속 물었다. 그나마 첫째가 "엄마! 아빠 휠체어 내가 밀까?"라며 엄마 손 위에 본인의 작은 손을 포개고 있었다. 딸과의 마지막 생일 파티를 함께 보내고, 마지막 항암 치료를 받고 그는 세상을 떠났다.

    2022.12.30 00:01

  • 그는 떠났지만 딸 살아내게 했다...10년 암 아빠 '기적의 월드컵' [김은혜의 살아내다]

    그는 떠났지만 딸 살아내게 했다...10년 암 아빠 '기적의 월드컵' [김은혜의 살아내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말로,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말한다. 그 두 번 사이의 재발 기간을 포함해 할 수 있는 암 치료는 모두 다 받았다. "나 한 달 동안 외국에 갔다 올 수 있을까?" 곧 월드컵 시즌이었는데 마침 축구 좋아하는 딸의 방학과 본인의 완전관해 시기가 겹쳤기에 딸과 함께 월드컵을 직관하고 싶다는 거였다.

    2022.12.23 08:38

  • 아들을 시장에 버린 엄마…그 고통으로 모자는 삶을 견뎌냈다 [김은혜의 살아내다]

    아들을 시장에 버린 엄마…그 고통으로 모자는 삶을 견뎌냈다 [김은혜의 살아내다]

    반면 동생은 ‘보고 자란 게 알코올중독자의 일상뿐’이라고 한탄하며 결국 아버지와 똑같은 알코올중독자가 되었다고 한다. 제가 둘 중 누구인 거 같아요?" 정답을 알려주지 않으셨지만 이후 "나는 기억을 흘려보내는 연습을 너무 늦게 시작한 사람"’이라고 종종 언급한 것으로 보아 아마도 이야기 속 동생이었던 거 같다. ‘엄마’에 대한 트라우마를 영원히 극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던 어느 날, 아들은 문득 본인이 사회에서 꽤 인정받는 자리에 앉아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2022.12.09 00:03

  • "나 기다린거야?" 막내딸의 눈물…그제야 엄마 심장은 멈췄다 [김은혜의 살아내다]

    "나 기다린거야?" 막내딸의 눈물…그제야 엄마 심장은 멈췄다 [김은혜의 살아내다]

    "혹시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3일 전에 미리 알려주실 수 있나요?" 지금 외국에 있는 막내 여동생이 엄마의 마지막 순간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간곡한 부탁이었다. 이전에 어느 병원 응급실에 갔을 때도, 연명치료중단동의서를 작성하기 전 또 다른 병원의 중환자실에 있을 때도, 그리고 우리 병원으로 옮기기 바로 전날에도 "오늘을 넘기기 힘들다"거나 "이번 주를 넘기기 힘들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임종을 지키고 장례를 치르고 입출국을 하는 시간을 생각하면 일주일도 빠듯했기에 막내가 최대한 빨리 준비할 수 있도록 미리 알려달라는 부탁이었다.

    2022.11.25 00:01

  • 암으로 일주일만에 숨진 의사 아빠…사후세계는 있어야 한다 [김은혜의 살아내다]

    암으로 일주일만에 숨진 의사 아빠…사후세계는 있어야 한다 [김은혜의 살아내다]

    제가 함부로 판단하긴 어렵지만 살다 보니 한 사람의 짧은 인생에서 권선징악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생각이 되더라고요. 이 환자만의 비법이 있었는지, 혹은 치료과정에서 제가 알 수 없는 어떤 특별한 선택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모든 환자가 이런 기대를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죽음에 너무 매몰돼 원래의 다른 역할까지 포기해버리면, 그 자체가 또 부정적인 감정으로 오기 때문에 원래 역할에 충실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022.11.19 00:01

  • 나는 암환자 보는 한의사…"남은 삶 존엄한 여정을 함께한다" [김은혜의 살아내다]

    나는 암환자 보는 한의사…"남은 삶 존엄한 여정을 함께한다" [김은혜의 살아내다]

    "암 환자를 본다고요? 그런데 한의사라고요? " 때론 나 역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제대로 못 한다. 나 혼자서 한의사의 영역만으로는 암 환자를 볼 수 없다는 한계, 그럼에도누군가는 내 존재를 필요로 한다는 확신이 있기에 지금도 이 자리를 지키며 암 환자를 마주한다. 한의대를 졸업하고도, 편한 보통의 한의사 대신 죽음을 목전에 둔 암 환자 보는 한의사가 된 건 어쩌면 운명인지도 모르겠다.

    2022.11.05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