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죽으면 얼마나 듭니까?” 70대 싱글남의 ‘고독사 예약’

  • 카드 발행 일시2023.12.05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의 목소리였다.
33평 아파트에 사는데 유품을 정리하려면 견적이 얼마나 나올지 묻는 전화였다.

누가 돌아가셨나 싶어 평소대로 고인의 성별이나 연령대를 물었다. 그에 따라 짐의 양이 달라지고 내 직업적 감에 따라 대략의 평균치가 있었다.
돌아온 대답이 의외였다.

“내가 혼자 살아요.
 나중에 내가 죽기 전에 마지막 정리에 필요한 비용을 미리 알아두고
 준비해 두려고 합니다.”

내가 당혹스러웠다.
“목소리가 아직 젊으시고 정정하신걸요.”
이렇게 말씀드렸지만 짧은 순간 온갖 상념이 오갔다.

고독사를 예약하는 이들.
요즘엔 그런 문의전화가 가끔 걸려온다.
내 유튜브채널에 업로드된 영상을 보았거나, 책을 읽고 전화하는 것이다.
모두 나이가 지긋한 노인들의 전화였다.
이혼이나 사별 또는 결혼하지 않아 가족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흔히 ‘고독사’ 하면 떠올리는 안 좋은 말년들이 아니다.
하긴 ‘고독사 예약’을 하는 분들이라면, 어지간히 꼼꼼한 이들일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