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언어 AI와 배틀로얄…네이버, 괜찮은 거야?

  • 카드 발행 일시2023.11.14

Today’s Topic,
스물넷 네이버, 성장판 열려있나

네이버는 어디까지,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까.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까지, 정보기술(IT)를 넘어 핀테크까지 거침없이 성장한 네이버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의문부호가 붙은 건 1년 전. 오픈AI가 ‘챗GPT’를 선보인 그때부터다. 글로벌 빅테크가 언어 장벽 없이 경쟁하는 생성 AI 시장에서 네이버 몫은 얼마쯤 되겠느냐는 질문이 퍼졌다.

글로벌 테크 시장은 국경 없이 승자만 살아남는 무제한 ‘배틀로얄’. 국내에선 선두주자라지만 과연 ‘월클’(월드클래스)과의 전면전에서는 어떨까.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해도, 분기마다 역대 최고 실적을 발표해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디지털 트윈 사업을 수주해도 반짝 올랐다 스멀스멀 내려가는 주가의 이면엔 이 같은 시장의 불안이 담겨 있다. 1999년 창업 후 인터넷 ·모바일 혁명 격변기 20여 년을 모두 거친 토종 베테랑 네이버, 앞으로의 10년도 거침없을까.

💬목차

1. 탈(脫)언어 시대 네이버
2. 네이버 AI 라인업
3. To. 네이버 : 쏟아지는 질문들
4. 어딜 보고 있나, 네이버
5. 밀린 숙제, 해야 할 숙제

한호정 디자이너

한호정 디자이너

1. 탈(脫)언어 시대, 네이버

‘AI=미래’를 기치로 기술기업들의 사활을 건 진검승부가 벌어지고 있다.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생성 AI 서비스가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는 중.

① AI 서비스가 온다: 이전까지 더 좋은 성능의 파운데이션(기반) 모델을 내놓기 위한 경쟁이었다면 이제부턴 생성 AI를 다종다양한 서비스에 녹이는 수익화 경쟁이다.

◦ 선두주자 오픈AI지난 6일 맞춤형 생성 AI 제작 서비스 ‘GPTs’를 발표했다. 개발 지식 없이 챗봇과 대화로 챗GPT 활용 맞춤형 기능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 이달 말엔 이용자가 챗GPT를 활용해 만든 서비스를 팔 수 있는 GPT 스토어를 연다. 지난 9월엔 챗GPT가 음성·이미지 정보를 처리하는 멀티모달이 가능하도록 했다.

◦ 구글 지난 9월 AI 챗봇 바드가 구글 맵, 유튜브, 쇼핑, 항공, 숙박 등에 나온 실시간 정보와 연동해 답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바드에 “파리행 항공편을 찾아줘”라고 입력하면 예약 가능한 항공편이 나열된다. 9일에는 생성 AI 한국어 검색도 출시했다.

◦ 아마존지난 9월 새로운 AI 음성비서 알렉사를 공개했다. 아마존의 ‘알렉사 LLM’ 기반이다. 텍스트 대신 말(음성)로 명령할 수 있다는 게 특징. 새 알렉사는 아마존 AI 스피커 에코8, 스트리밍 기기인 파이어TV 등에 적용.

◦ 마이크로소프트(MS)사무용 소프트웨어에 생성 AI를 탑재한 ‘MS 365 코파일럿’을 1일 공식 출시했다. 워드와 엑셀, 아웃룩 등 MS 사무용 소프트웨어에 챗GPT 같은 AI 비서 코파일럿을 탑재했다. 문서 자동 생성, 회의 내용 요약 등이 가능.

구글 생성 AI 챗봇 바드에 한국어 인터뷰 질문지를 뽑아 달라고 하자 나온 예시 답변. 사진 구글

구글 생성 AI 챗봇 바드에 한국어 인터뷰 질문지를 뽑아 달라고 하자 나온 예시 답변. 사진 구글


② 네이버 괜찮은 거야?: 1999년 설립된 네이버가 글로벌 검색 공룡 구글에 대응할 수 있었던 무기 중 하나는 한국어였다. 지식인, 블로그 등 한국어 특화 서비스를 만들었고 여기서 이용자 생산 데이터를 검색 결과로 연결해 구글엔 없고 네이버에만 있는 정보를 늘려 왔던 것. 하지만 한국어 잘하는 외산 AI가 흔해진다면?

빅테크의 한국 시장 공략은 이미 가속도가 붙고 있다. 구글은 지난 9월 한국어 지원을 콕 찝어 얘기했고, 보란듯이 생성 AI 한국어 검색 서비스를 이달 9일 출시했다. 오픈AI 대항마로 꼽히는 앤트로픽은 지난달 17일 AI 비서 ‘클로드’의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국어와 문화, 맥락을 잘 아는 네이버만의 비교우위가 사라지고 있다는 게 시장의 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