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의견에 반대합니다” SK 뒤흔든 ‘악마의 대변인’

  • 카드 발행 일시2023.11.13

SK연구

2015년 말 하윤경 홍익대 기초과학과 교수는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뜬금없는’ 연락을 받았다. “사외이사를 맡아 달라”는 내용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하 교수는 SK와 특별한 접점이 없었다. 이듬해부터 그는 SK그룹 주요 계열사 중 첫 여성 사외이사로 활동했다.

SK서 걸려온 뜬금없는 전화 한 통  

“백그라운드가 화학 분야라 전문성 있는 인사 중에 (사외이사 후보를) 섭외한 것이라고 이해했습니다. 사실 기업 경영에 대해 잘 알지 못했는데, 사외이사를 수락하고 나서 고생도 많이 했어요. 처음에는 이사회를 의미하는 ‘BoD’(The Board of directors) 같은 용어도 너무 생소했습니다.”

그는 지난 6년간 사외이사로서 의사결정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투자 및 분사(SK온 출범) 과정을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았다. 초기엔 사외이사들 사이에서도 “돈 먹는 하마가 될 것이다”며 회의적인 의견과, “그래도 가야 할 길이다”는 긍정론이 평행선을 달렸다. 기술 진입장벽에 대한 견해도 분분했다.

하 교수는 “보통 이사회가 오후 3~6시 열렸는데, 배터리 관련한 이슈가 등장하면 오후 8시 넘어서까지 난상토론이 이어지기도 했다”며 “마라톤 회의가 끝나고 나서 김종훈 당시 의장이 ‘낙지나 먹고 가자’고 하던 말이 지금도 생생하다”며 웃었다. SK이노베이션이 위치한 서울 종로구 서린동은 낙지 음식이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