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뭘 했다고 95만 표 차냐” 박정희, 그날 유신 작심했다 (50)

  • 카드 발행 일시2023.11.10

1971년 4월 27일 제7대 대통령선거는 박정희 대통령이 634만여 표를 얻어 김대중 후보에게 95만 표 차이로 승리했다. 95만 표는 상식적으론 많은 차이지만 박 대통령의 기대치에 미흡했다. 그의 생각이 깊어졌다.

다음 날 중앙선관위의 대선 결과를 통해 박 대통령의 당선을 확인한 나는 충남 서산농장으로 내려가 있었다. 청와대에서 연락이 왔다. 박 대통령이 아산 현충사에서 열리는 충무공 탄신 기념행사에 참석하니 오라는 주문이었다. 박 대통령은 매년 4월 충무공 탄신일(4월 28일)이 되면 육영수 여사와 함께 현충사에 들러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행사를 마치면 으레 경내의 활터를 찾았다. 박 대통령은 평소 활 쏘는 것을 좋아했다. 오른손잡이지만 가끔 왼손으로 활을 잡기도 할 정도였다. 145m 거리의 먼 과녁에 열 발을 쏘면 서너 개는 맞혔다. 그런데 그날은 하나도 안 맞았다. 박 대통령은 아무 말 없이 쓴웃음만 지었다. 그땐 짐작을 못했다. 뭔가 복잡한 생각에 사로잡혀 마음이 가라앉지 않고 요동을 치고 있다고만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