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특례, 韓축구에 뭔 도움? 日 봐라, 단언컨대 득이 된다

  • 카드 발행 일시2023.10.12

대한민국 축구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아시안게임 축구 부문 사상 최초의 3회 연속 우승이며 대한민국 축구사를 통틀어 이 대회에서 여섯 번째로 거머쥔 금메달입니다.

여러모로 무거운 부담감을 안고 싸워야 하는 이 대회에서 금메달에 이르기까지 고생한 선수들과 황선홍 감독, 스태프들에게 진심을 담아 축하를 전합니다. 땀 흘려 일궈낸 금메달의 감격과 소중함을 모든 구성원이 오래도록 간직하길 바랍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황선홍호의 금메달 획득에 즈음해 아시안게임 축구에 관한 주요 화두를 짚어보고자 합니다. ‘축구 박사’ 한준희 해설위원이 핵심을 찌르는 두 가지 질문에 대해 명쾌한 답을 제시합니다.

금메달 따면 본전, 못 따면 실패?

평소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고 선수들의 평균 소득도 높은 소위 ‘인기 종목’들은 아시안게임과 같은 종합 대회에서 부담감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주목도가 높은 종목일수록 아시안게임 선수단 전체의 분위기를 살리는 데 앞장서야 한다는 국민적 기대치가 함께 하는 까닭이다. 인기 종목 선수들에겐 다소 가혹한 면도 존재하지만, 스타들로 엔트리를 채운 종목이 종합 대회에서 ‘연봉 값을 해야 한다’는 국민의 시각 자체를 탓할 수는 없다고 본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태극기를 펼쳐들고 팬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태극기를 펼쳐들고 팬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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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내적인 문제들을 들여다보면 이러한 시각이 발생하는 연유가 보다 분명해진다. 축구에서 아시안게임은 고도로 체계적인 국제축구연맹(FIFA)의 대회 구조에 포함되지 않는 대회다. 이른바 ‘FIFA 캘린더(국제축구연맹이 규정하는 A매치 일정표)’와 무관한 대회라는 이야기다.

따라서 선수들의 소속 클럽은 차출에 응할 의무가 전혀 없고, 따라서 어느 팀이든 최정예 선수들을 한데 모아 출전시키기란 근본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경우엔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병역 특례’가 주어진다는 사실을 유럽의 클럽들도 인지하고 있기에 궁극적으로는 선수들을 보내주곤 한다.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이강인(파리생제르맹), 홍현석(헨트) 같은 선수들이 아시안게임을 뛸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고,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은 다른 팀들에 비해 한결 정예 멤버로 대회에 임할 수 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확정지은 한국 선수들이 경기 종료 후 환호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확정지은 한국 선수들이 경기 종료 후 환호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뿐만 아니다. 아시안게임 축구는 2002년을 기점으로 올림픽처럼 ‘연령별 대회’가 됐다. 기본적으로 23세 이하(항저우 대회의 경우는 연기된 일정을 고려해 24세) 선수단을 중심으로 ‘초과 연령 선수(와일드카드)’를 3명까지 추가할 수 있다. 우리의 경우에는 통상 이 규정을 100% 활용한다. 이번 대회에도 박진섭, 백승호(이상 전북), 설영우(울산)가 와일드카드로 대회에 참여했으며 정규 연령 24세를 꽉 채운 1999년생 선수가 다수 있었다.

반면 내년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아시안컵의 톱 시드 4개 팀(일본·우즈베키스탄·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은 하나같이 이번 아시안게임에 ‘초과 연령 선수’를 단 한 명도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 4개 팀에서 가장 나이 많은 선수는 2001년생들이었다. 즉 우리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이들에 비해 평균 두 살 이상 많은 멤버로 구성했던 것이다(물론 이 대가로 우리는 앞서 언급한 국가들과 달리 내년 아시안컵 및 파리 올림픽을 위해 완전히 새로운 팀을 만들어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