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감독은 이겨도 거품 문다…‘K리그 이단아’ 이정효 반란

  • 카드 발행 일시2023.10.26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에 광주FC 돌풍이 매섭습니다. 개막 즈음만 해도 전문가들이 첫손에 꼽는 꼴찌 후보였는데, 정규리그를 치르는 동안 깜짝 승리를 차곡차곡 쌓아가더니 3위로 파이널 라운드를 맞이했습니다. 현재 순위를 잘 지키기만 해도 내년엔 창단 후 처음으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을 수 있습니다.

‘광주 돌풍’의 비결로 이정효 감독의 지도력이 첫손에 꼽힙니다. 유럽 축구를 떼어다 놓은 듯 짜임새 있는 전술에 톡톡 튀는 행동과 발언까지 한국 축구에선 보기 드문 캐릭터라는 평가입니다. 팬들은 ‘한국의 모리뉴’ ‘코리안 클롭’이라며 뜨겁게 호응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몸값도 치솟고 있습니다. 지난해 광주 지휘봉을 잡으며 연봉 2억 원에 계약했는데 올해 1부 승격을 이끌며 두 배인 4억 원으로 올랐습니다. 몇몇 구단들이 올 시즌 종료 후 파격적으로 인상한 액수에 계약을 제의할 것이라는 소문도 들립니다.

기존 K리그 질서를 통째로 허문 ‘반란군’ 광주FC와 이정효 감독의 모든 것, 축구박사 한준희 해설위원이 알려드립니다.

국내 프로축구 최상위 레벨인 K리그1은 2023시즌 그 어느 때보다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발걸음을 내디뎠다. 지난달 30일 역사상 최초로 190경기 만에 200만 관중을 돌파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리그 개막 이후 지속적으로 경기당 평균 관중 1만 명을 초과한 데 따른 결과다.

이는 유료 입장 관중만 집계하기 시작한 2018년 이래 최초로 일어난 사건일 뿐만 아니라 유료와 무료를 구분하지 않았던 시절까지 포함하더라도 2013년 이후 10년 만이다. 266경기를 치른 2013시즌의 총 관중 수가 204만 명에 약간 미치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 시즌 K리그1의 흥행도가 역대 최고 수준임을 쉽사리 알 수 있다. 국가대표 축구에 비해 언제나 미미한 관심도에 머물렀던 K리그가 마침내 ‘돈 주고 볼 가치가 있는 콘텐트’로서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다.

올 시즌 K리그가 눈에 띄는 도약을 이룬 원인은 여러 가지다. 무엇보다도 지난해 말 카타르월드컵에서 축구대표팀이 16강 고지를 밟은 사건이 전반적인 축구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기폭제가 됐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월드컵의 핵심 선수들인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울버햄프턴)이 모두 유럽에서 활약 중인 점, 전북현대 소속의 국내파 스타였던 조규성(미트윌란)마저 시즌 중도에 덴마크 리그로 건너간 점 등을 고려하면 이것만으로는 2023년 K리그의 지속적 흥행을 설명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