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1%로 이수만 이긴 남자…‘흙수저 인생’ 바꾼 책 2권

  • 카드 발행 일시2023.09.26

머니랩

돈을 위해 일하지 말고, 돈이 나를 위해 일하게 해야겠다. 이 자본주의의 원리를 중학교 때 책에서 처음 읽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가 중학생 때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읽고 든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우리 집은 어머니가 학교 급식실에서 번 돈 50만원으로 생활했기 때문에, 학교가 끝난 뒤 나는 갈 학원이 없었다”며 “수업이 끝나면 늘 동네 책방에서 『드래곤 라자』나 『묵향』 같은 무협소설을 읽었는데, 더는 읽을 책이 없을 때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까지 읽게 됐다”고 했습니다. 이 대표는 지금도 매주 한 권 이상 책을 읽는 다독가입니다.

투자자가 되어야겠다는 결심도 이때 하게 됐다네요. 실제로 그는 30대 중반에 수천억원의 돈을 굴리는 펀드매니저가 됐습니다. 올해 자본시장에서 가장 화제의 인물이기도 했습니다. 지분 1%만으로 SM엔터테인먼트의 대주주였던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를 물러나게 하고 이사회에 입성했으니까요.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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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투자자의 첫걸음이나 마무리에는 늘 책이 있습니다. 워런 버핏은 20세 때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를 읽고 투자의 길에 들어섰죠. 버핏은 이 책을 ‘자신의 인생을 바꾼 책’이라고 말합니다. 장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보유한 종목을 팔고 싶을 때면 다시 꺼내 읽어본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가치투자’라는 단어를 전파하고 있는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는 “누군가는 ‘투자를 책으로 배우냐’고 따질 수 있지만, 투자의 시작에 책은 좋은 이정표”라며 “나 역시 나의 투자 철학의 기초를 책에서 키워 올렸다”고 말합니다.

“Earn to Learn.” 본인을 ‘애독가’라고 소개하는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자산운용 대표의 말입니다. “돈을 벌고 싶다면 끊임없이 세상에 대해 배워야 한다”며 “학원에서 배울 것도 아니고 책이 공부에 가장 좋은 수단”이라고 말합니다.

머니랩이 자본시장의 다독가로 손꼽히는 네 분에게 ‘본인의 투자 인생을 바꾼 책’과 ‘자녀에게 읽히고 싶은 책’을 추천받았습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박소연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입니다. 이들의 긴 독서 목록 중 열 권을 엄선했습니다. 자녀에게 ‘경제’와 ‘돈’에 대해 알려줄 부모님도 함께 읽으면 좋을 책입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읽고, 돈이 돈을 벌어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 장진영 기자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 장진영 기자

서울대 경영학과에 세계적인 헤지펀드 골드만삭스에서 근무한 이력까지. 유복한 환경에서 일찍이 경제 교육을 받으며 자랐을 것 같지만 이 대표는 넉넉지 않은 유년 시절을 보냈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생활보호대상자로 홀로 두 아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죠. 그런 이 대표에게 유일한 놀이터이자 배움터는 서점이었다고 합니다. 이 대표는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두 권의 책을 추천했습니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내게 엄청 큰 의미가 있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자본주의의 원리’를 처음 배운 것 같다. ‘ESBI 4분면’ 혹은 ‘현금 흐름 4분면’이란 유명한 도표를 어린 시절 인상 깊게 봤다.

1사분면(E·Employee)은 직장에서 남을 위해 일하고 돈을 버는 봉급생활자(샐러리맨)다. 2사분면(S·Self-employed)은 전문직이나 자영업자, 즉 자신을 위해 일하고 돈을 버는 사람, 3사분면(B·Big Business)은 시스템을 만들어 그 시스템이 돈을 벌어주는 사람으로 사업가를 의미한다. 그리고 4사분면인 투자자(I·Investor)는 돈이 돈을 벌어주는 사람이다.

우측에 위치한 사업가인 B와 투자자인 I가 소득과 자유도 측면에서 월등하다. 샐러리맨이 리스크(위험)가 적어 보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제일 리스크가 크다는 이야기도 기억에 남았다. 결국 ‘투자자가 되어야 자유로워질 수 있겠구나’란 생각을 책을 읽으며 했다. 경영학과를 지망하게 된 것도 이 책을 읽고 난 뒤였던 것 같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에 나오는 유명한 현금 흐름 4분면(ESBI). 김영옥 기자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에 나오는 유명한 현금 흐름 4분면(ESBI). 김영옥 기자

‘지속 가능한 현금 흐름을 창출하라’는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대출을 받아 부동산에 투자했는데 월세가 대출 이자보다 더 커서 돈을 번다는 사례가 나온다. 사업을 할 거면 돈이 일하게 하는 ‘현금 흐름’을 만들어야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내가 투자자 중에서도 독립해 운용사를 운영하는 지금의 삶도 이 책이 준 영향인 것 같다.

📝 책갈피

대부분의 사람은 돈 문제와 관련해서는 안전을 추구하고 안정감을 느끼고 싶어 한다. 그래서 열정이 아니라 두려움을 따른다. 대부분의 사람이 계속 참고 일을 하는 이유는 두려움 때문이다. 청구서를 제때 내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해고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돈이 부족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등등. 이것이 바로 직장에서 일하는 법을 배워서 돈을 위해 일해야 할 때 지불하는 대가다. (99쪽)

이창환 대표가 말한 “리스크가 적다고 생각되는 ‘샐러리맨’이 져야 할 생각지 못한 리스크”에 관한 대목입니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는 출간된 지 2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회자되는 책입니다. 한국에는 2000년에 번역돼 소개됐는데요. 저자는 유년 시절 겪은 두 아버지를 통해 가난한 사람과 부자의 사고방식을 비교하며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직설적인 화법과 몰입도 있는 스토리텔링이 특징이죠.

무엇보다 저자는 사람들이 가난한 이유는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돈을 금기시하며 금융 지식을 멀리하는 사고와 문화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돈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볼 여러 대목이 많은 책입니다. 그 외에도 경제에 대한 기초 상식을 비롯해 자산과 부채의 개념과 성공적인 투자를 여러 사례를 통해 설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