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미팅, 여기선 몰래합니다” 한한령 맞서는 K팝 첩보작전

  • 카드 발행 일시2023.07.26

지난 8~9일 마카오에서 ‘2023 텐센트 뮤직 엔터테인먼트 어워즈’가 개최됐다. 주목할 건 세븐틴과 르세라핌(하이브 소속), 동방신기(SM엔터테인먼트 소속), 트레저(YG엔터테인먼트) 등 K팝 아이돌들이 무대 위에 올랐다는 점이다. 중국 최대(시가총액 기준)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가 연례 최대 행사에 한국 가수를 초청했다는 소식에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중국 본토에서도 K팝 행사가 속속 열리고 있다. JYP 소속 보이그룹 스트레이키즈는 지난 16일 중국 칭다오에서 대면 팬사인회를 진행했다. 르세라핌과 세븐틴도 9일과 10일 광저우에서 각각 중국 팬들을 만났다. 지난 8년간 굳게 잠겨 있던 중국의 문호가 해빙기를 맞아 열린 것일까.

지난 9일 세븐틴이 마카오에서 열린 '2023 텐센트 뮤직 엔터테인먼트 어워즈'에서 엔딩 무대를 장식했다. 사진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지난 9일 세븐틴이 마카오에서 열린 '2023 텐센트 뮤직 엔터테인먼트 어워즈'에서 엔딩 무대를 장식했다. 사진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WHAT: ‘희망고문’이 된 간헐적 한한령 해제 

한한령의 시작은 2016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내 사드(THAAD) 배치가 결정되면서 중국 언론 감독기구인 광전총국은 ▶한국 인기 아이돌 그룹 중국 활동 금지 ▶한국 아이돌 1만명 이상 공연 불허 ▶신규 한국문화산업회사 투자 금지 ▶한국과의 합작 포함 사전제작 금지 등의 항목을 담은 지침을 각 방송사와 기획사에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 정부는 지금까지 한한령이라는 조치 자체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한한령의 실체를 부정했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중국 대형 방송국을 시작으로 각종 예능과 드라마에 출연하는 한류 스타들에 대한 제재가 시작됐다. 한국 연예인 출연분이 통째로 편집되거나 예정된 행사가 돌연 취소되는 등의 사태가 이어졌다. 한국 콘텐트 수입과 방영은 사실상 금지됐다. 당시 대형 콘텐트 제작사에 재직했던 한 관계자는 “우리의 최대 수출국이었던 중국 판로가 막히면서 제작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며 “수출로 생기는 수익이 줄어들 것을 계산하고 애초에 제작비를 깎거나 제작 편수를 줄이기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