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은 손 뗐다” 감싸줬더니…“저놈이 부두목” 배신당했다

  • 카드 발행 일시2023.07.25

형님이 죽게 생겼다.

전화를 받은 건 2012년 5월 어느 날 밤이었다. 형님의 애인은 “삼촌 삼촌. 여기 술 먹다 싸움 났어요. 얼른 좀 와줘요”라며 박훈(51)씨에게 울며 말했다. 박씨는 인천 주안식구파 조직원이었다.

사건은 불시에 벌어졌다. 형님과 형수님, 반달(건달과 일반인 사이에 있는 반쪽짜리 건달)이 함께 술을 마시던 곳에 크라운파 후배 조직원 세 명이 들어왔다. 반달은 크라운파 동생들에게 형님을 소개했는데, ‘잘 모르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인사를 대충 하며 뻗댔다고 했다.

한국 조폭은 나이가 곧 서열이다. 다른 조직이라도 형님은 ‘형님 대우’가 기본이다. 자존심이 상한 형님은 주먹을 휘둘렀고, 크라운파 세 명은 다 같이 형님을 덮쳤다. 아무리 날쌔도 다대일(多對一)은 힘든 법. 밀리던 형님 일행은 옆 건물로 도망치며 후배 조직원들을 소집했다. 그중에 한 명이 박씨였다.

인천을 주무대로 활동하는 주안식구파 조직원들이 모임을 갖는 모습. 사진 인천경찰청

인천을 주무대로 활동하는 주안식구파 조직원들이 모임을 갖는 모습. 사진 인천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