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김앤장 수장 이름 떴다…‘이재원 수첩’에 흥분한 검찰 ⑫

  • 카드 발행 일시2023.07.18

‘2003년 6월 15일 이헌재, 김진표, 변양호, 김영무.’ 

동공이 커졌다. 삐뚤빼뚤한 다량의 수기(手記) 더미에서 허우적거리던 대뇌가 순간 각성했다. 범상치 않은 ‘세 글자’들의 나열이자 집합이었다.

이들의 이름이 적혀 있던 곳은 낡은 직장인용 업무수첩이었다. 수첩의 주인이 중수부에 불려왔다. 외환은행 전략기획 태스크포스(TF)팀장이었던 이재원이었다.

‘이재원 수첩’이라 불린 그의 업무수첩은 물증과 방증의 보고였다. 론스타가 처음 외환은행에 접근했을 때부터 매각이 완료될 때까지의 중요 사항들이 날짜 순으로 빼곡히 적혀 있었다.

이재원은 자신이 참석했던 회의 내용과 중요 통화 기록은 물론이고 재정경제부나 금융감독위원회 공무원 등 제삼자에게 들은 전언들도 빼놓지 않았다.

“왜 이들 네 명의 이름이 한꺼번에 적혀 있느냐”는 질문에 이재원이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