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 권하자 “월급 얼마예요”…기성세대 조폭도 MZ 버겁다

  • 카드 발행 일시2023.07.12

2022년 10월 어느 날, 대구지방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소속 A 경감의 책상 앞에 약 스무 명의 20대 청년이 고개를 숙인 채 앉았다. 손에는 수갑을 찼다. 조직폭력배(조폭)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다 붙잡힌 이들이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확인해보니 상당수가 경찰이 관리하는 조폭 명단에 있었다. A 경감은 붙잡힌 이들을 다시 한번 쳐다봤다. 이들 중 일부는 영화에서 나오는 빡빡머리에 문신을 새긴 험상궂은 조폭의 전형이 아니었다. 대학생 같은 평범한 MZ(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밀레니얼·Z세대 통칭) 세대 청년의 외모였다.

“젊은 사람들이 합법적인 일을 해야지, 왜 이런 일에 끼어든 거예요?”
“그냥 돈 좀 벌려다 보니….”

동생뻘 되는 모습을 한 조폭들의 구구절절한 개인사는 더는 묻지 않았다. 그동안 조사한 범죄 사실에 대한 질문에 이들은 풀 죽은 목소리로 “예”라는 대답만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