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후닝이 쓴 책 『미국에 반대하는 미국(America Against America)』에 시진핑 총서기가 추구하는 대미 전략이 담겨 있습니다…(중략) 미국을 갈라놓는 전략입니다.
지난달 28일 열렸던 미 하원의 ‘미국과 중국공산당(중공)의 전략적 경쟁 위원회’ 청문회에서 마이크 갤러거 위원장이 중국의 속내를 놓고 미국 갈라치기로 요약했다. 수천 년간 중국을 경험했던 한국엔 익숙한 전략이다. 중국이 주변국을 상대로 구사했던 ‘이이제이(以夷制夷)’가 21세기엔 미국을 향해 ‘미국 내에서 서로 싸우는 전략’으로 구현되고 있다는 얘기다.
왕후닝(王滬寧·68)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은 최근 출범한 시진핑 3기에서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에 취임하며 전면에 등장했다. 그의 이름이 워싱턴 의회에서 등장할 정도로 주목받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그는 ‘시진핑의 책사’다. 둘째 그가 맡은 정협 주석은 상대를 분열시켜 무너뜨리는 통일전선을 책임진다. 시진핑 1기 때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으로 그림자 보좌 역할에 머무른 뒤 2기 땐 당 이데올로기를 책임지는 상무위원으로 막후에서 활동했던 것과 사뭇 다르다.
그래서 왕후닝이 푸단대 교수이던 1991년 출간한 책 『미국에 반대하는 미국』까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갤러거 위원장뿐 아니라 대만의 유력 칼럼니스트도 30여 년 전 왕후닝이 썼던 이 책을 이이제이의 전략 지침서로 다시 꺼내 들었다.

지난해 10월 23일 20차 당대회 신임 중앙정치국상무위원의 내외신 기자 상견례장의 왕후닝 전국정치협상회의 주석. 사진=신경진 특파원

우이쥔. 페이스북 캡처
대만 골든록(鉅石) 싱크탱크 창립자로 칼럼니스트이자 컨설턴트다. 대만대학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보스턴대 석사, 하버드대 전자상거래 코스를 연수하고, 싱가포르 국립대 고위경영자과정을 졸업했다. 2017년 미국·중국·대만 관계, 디지털 문화, 리스크 관리를 다루는 골든록 싱크탱크를 만들었다. 대만 상보(上報), 명인당(鳴人堂), 미국의 소리, 호주 ABC 방송 등 10여개 언론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