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송 시대, 문과생 0.1% 됐다…‘4년째 세계 석학’ 48세의 비결

  • 카드 발행 일시2023.02.08

글로벌 학술정보 기관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는 매년 전 세계 상위 0.1%에 해당하는 연구자들을 ‘HCR(Highly Cited Researchers)’로 선정한다. 그런데 HCR 대부분은 이공계다. 인문사회학자들은 매우 드물다.

이는 학문의 특성 탓이기도 하다. 국제 공용어나 다름없는 수학과 과학은 국경을 넘어 논문이 전파된다. 하지만 나라마다 다른 언어와 사회, 문화를 반영하는 인문사회학은 그렇지 않다. 더군다나 학계를 주도하는 영미권 국가와 언어도, 문화도 다른 한국의 인문사회학이 인정받기는 더욱 쉽지 않다.

국내에선 최근 4년간 매년 HCR에 이름을 올린 단 한 명의 인문사회학자가 있다. 바로 한희섭 세종대 호텔관광외식경영학부 교수다. 올해로 48세인 그는 2019년 44세 나이로 처음 HCR이 됐다. 어떻게 해서 한국의 젊은 관광학자가 세계 정상급에 오를 수 있었을까. 세종대 연구실에서 그를 만나봤다.

‘석학’이라고 하면 근엄한 노학자가 떠오르지만, 한 교수는 너무 젊었고, 항상 웃는 얼굴이었다. 교수가 아니라 서비스업에 종사했어도 성공했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친절한 인상이었다.

산업계가 따라올 수 있는 연구가 좋은 연구

관광학이란 뭘 연구하는 학문인가요.
하나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아요. 관광 안에 경제도 있고, 개발도 있고, 트렌드도 있죠. 호텔과 레스토랑도 있고요. 무엇보다 저는 관광은 ‘기쁨에 관한 학문’이라고 생각해요.
가장 대표적인 업적을 꼽는다면.
‘그린 관광’ 즉 친환경 관광에 대한 연구입니다. 2000년대 후반에 그린이라는 주제를 관광 분야에선 제가 거의 처음 연구했거든요. ‘그린 호텔’이나 ‘지속 가능한 관광(sustainable tourism)’의 개념을 정립했기 때문에 지금도 많은 후속 연구자들이 제 논문을 인용하고 있죠. 시대적으로 중요한 테마가 있다면, 학자는 산업이 그 테마를 쫓아오도록 방향을 제시해 줄 책임이 있어요. 저는 호텔, 레스토랑, 관광지 등에서 친환경이 뭐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제시해 주는 일을 해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