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회사가 내 혼을 가져갔다”…삼성 사장으로 산다는 것

  • 카드 발행 일시2023.01.30

삼성에 오셔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습니까?

서울에서 날아온 면접관은 이런 질문을 끈질기게 이어갔다. 1993년 여름 미국 남가주대(USC)에서 통신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고, 동부 HNS(Hughes Network Systems) 연구소에 근무하던 30대 초반의 김영기 책임연구원과 인터뷰하면서다. 약 4개월 후 삼성전자에 경력 입사해, 2011년부터 8년간 네트워크사업부를 이끌었던 김영기 전 삼성전자 사장(현 고문)의 경험담이다.

김 고문은 “그 집요한 질문들에 이끌려 삼성전자에 오게 됐다”고 회고했다. 인터뷰 과정에서 회사가 기술 인재들을 얼마나 특별하게 생각하는지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또 자신의 역량과 백그라운드를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그에 걸맞은 역할을 부여해 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생겼다. 그가 삼성이 인재 영입에 진심이란 느낌을 받은 대목은 또 있었다.

“당시 경북 구미에 있었던 삼성전자의 네트워크사업부가 서울 송파구에 건물을 임대해 이전하기로 했습니다. 당시 기술 기반 회사는 대부분 지방에 있을 때였는데 인재 영입을 위해 일부러 서울에 거점을 만든 게 인상적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