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의 팩트체크도 틀렸다…‘피노키오 딱지’ 교묘한 배신

  • 카드 발행 일시2022.12.15

도널드 트럼프의 2024년 대선 재출마 선언을 계기로 가짜뉴스와 음모론의 거센 폭풍이 다시 불어닥칠 판이다. 흔히 가짜뉴스나 음모론은 트럼프 세력과 공화당의 전유물로 알려져 있다. 그에 맞선 팩트체크는 언론·시민단체 또는 민주당의 자위책으로 통한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 양쪽 다 문제와 한계가 있다. 대선을 앞두고 미리 예방주사를 맞는다는 기분으로 몇 차례에 걸쳐 그 실상을 들여다보자. 먼저 많은 사람이 쉽게 믿어버리는 팩트체크부터.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와 공화당의 밋 롬니가 대결한 2012년 대선 때였다. 양측은 거액을 들여 TV에 상호 비방광고를 내보냈다. 오바마 캠프는 롬니에게 기업인 시절의 윤리 문제를 꺼내 들었다. 그의 베인캐피털이 1993년 캔자스주의 GST스틸이라는 철강회사를 인수해 운영한 적이 있다. 그러다 철강산업의 경쟁력 약화로 적자를 내자 2001년 파산하고 종업원 750명을 모두 정리했다. 이때 해고된 조 솝틱이라는 근로자의 아내가 나중에 암에 걸렸으나, 회사 의료보험이 사라진 탓에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2006년 사망했다. 솝틱은 오바마의 광고에 출연해 “우리 가족은 그때 의료보험을 다 잃었다”고 말했다. 오바마 캠프는 자본의 논리만 앞세운 베인캐피털의 창립자 롬니에게 그 책임이 있다고 연신 쟁점화했다.

사업 부진으로 폐업하는 기업의 직원들은 저마다의 고통과 비극을 맞게 된다. 그렇다고 해고 근로자 부인의 죽음에 롬니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팩트로 증명할 수 있을까. 민주당에 우호적인 팩트체크 기관인 폴리티팩트(PolitiFact)는 근거 부족으로 이를 ‘오류(false)’로 판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