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고보면 B급 미국정치
미국은 정치 선진국? 그 환상을 깨드립니다.
막장으로 흐르곤 하는 한국정치 탓일까. 미국정치를 보는 한국인의 시선엔 대체로 부러움이 앞선다. 미국은 민주주의 선진국이다, 의회정치의 교과서다, 대화와 타협, 견제와 균형이 잘 작동한다… 이런 긍정적인 평가들이 대부분이다.
한국언론의 노골적 정파성 탓일까. 한국인에게 미국 주류언론은 신뢰받고 권위 있는 매체다. 뉴욕타임스나 워싱턴포스트는 한국언론에겐 바이블이요, 세계를 보는 창이요, 국제이슈에 대한 판단기준이다. 그들 기사가 아니면 한국언론에 외신 대접 받기 어렵다.
한국 시민단체의 부패와 정치편향성 탓일까. 미국 시민단체는 양심적 미국인들의 자발적 모임으로서 사회문제 해결에 나서는, 소금과도 같은 존재로 비춰진다. 인종차별에 항거하는 BLM, 여성 인권 증진을 위한 낙태권 옹호단체, 성소수자 인권단체 등이 모범사례다.
오래 전부터 미국정치는 우리에겐 민주주의의 교과서였다. 1980년대 초 서울대 정치학과 2학년 전공선택 과목에 미국정치론이 있었다.
그때 그리 배웠으니, 지금도 그러려니 했다. 이젠 꿈 깨자. 눈 뜨자. 이 모든 게 정작 미국에선 볼 수 없는 신기루다. 현실과 이론의 차이였나, 아니면 세월 탓에 미국이 변했나. 200년 전 토크빌의 책(미국의 민주주의)에 나오는 목가적 풍경은 사라진지 오래다. 미국에서 목도한 정치인들의 행태는 선진적으로, 민주적으로, 양심적으로도 보이지 않았다. 좌우의 대립 양상은 한국 저리 가라다. 좌파는 홍위병, 우파는 자경단을 거느린 듯하다. 팬덤 정치는 한국 이상으로 폭력적이다. 위선적 정치인의 가면은 한국보다 두껍다.
미국정치는 한국 못지 않게 막장으로 흐르기도 한다. 미국 정치인의 위선은 한국과는 스케일이 다르다. 견제와 균형? 이방인의 눈엔 견제장치 또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보인다. 보수-진보, 공화-민주의 대결은 정책 레벨이 아니라 이념투쟁 아니면 자금투쟁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