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탑방 키다리아저씨의 죽음…살리고 싶은 건 처음이었다

  • 카드 발행 일시2022.11.01

지난 6월, 여름이 시작될 무렵 찾아간 고독사 현장은 70대 후반의 남성 택시운전사가 살던 집이었다. 잠긴 문 밖으로 새어나오는 생소한 악취를 맡은 집주인이 경찰에 신고했고, 그의 죽음이 알려졌다. 집주인이 대답 없는 고인의 집에서 여러 번 발걸음을 돌렸다고 하니, 사망한 지 꽤 오래되어서야 발견된 것이었다.

고인은 평생 미혼으로 살았다고 했다. 집주인이 경찰을 통해 친인척에게 연락해 고인의 유품 정리와 청소를 요청했지만 가족들은 이를 거부했다. 그렇게 나는 고인의 집을 찾게 됐다.

고인의 집은 옥탑방이었다. 작은 방 한 칸과 화장실이 전부인 공간을 확장해 주방과 샤워 공간을 만들어놓은 구조였다. 옥탑방은 추위와 더위에 매우 취약하다. 여름엔 에어컨도 소용없을 정도로 덥고, 겨울엔 집 안에서도 입김이 나올 만큼 춥다. 샌드위치 패널로 만든 샤워 공간의 수전은 한겨울이면 얼어붙어 물도 안 나왔을 것이다.

다행히 내가 방문했던 시기는 물 걱정이 없는 때였지만, 겨울의 현장에선 수도가 얼어 이웃집 물을 퍼다가 청소를 하기도 한다. 나는 하루 불편할 뿐이지만 거주하는 사람은 매일 불편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