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주호주 중국대사관의 왕시닝(王晰寧) 대사대리는 호주의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안보협의체) 가입과 관련해 “(호주가 핵추진 잠수함을 가진다면) 못된 녀석(naughty guy)”이라고 했다. 외교가에서 공개적으로 쓰기 어려운 표현이다. 앞서 지난해 6월엔 주파키스탄 중국대사관의 장허칭(張和淸) 문화담당이 호주의 오커스 가입을 놓고 “우리가 적을 대하는 방식”이라며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보이는 그림을 트위터에 올렸다. 이는 사적으로도 하기 어려운 모욕적 행동이다. 중국은 현직 외교관이 저속한 욕설을 동원할 정도로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를 구사하고 있다.

윤석열(왼쪽)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중앙포토
이런 상황에서 보다 온건한 방식으로 한·중 관계 회복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중국 내에서 나왔다. 특히 한국 내 극히 부정적인 대중국 여론을 거론하면서 양국 유학생 교류 회복, 관광 정상화 등이 양국 관계 회복에 필요하다고 지적한 게 인상적이다. 중국의 전랑외교 언사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점잖은 조언이다.
중국세계화센터의 왕후이야오(王辉耀) 대표가 지난 8월 28일 사우나차이나 모닝포스트(SCMP)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왕후이야오는 베이징에 기반을 둔 중국의 비정부 싱크탱크 중국세계화센터(CCG)의 창립자이자 대표를 맡고 있다. 2008년에 설립된 CCG는 중국을 비롯한 해외에 100여 명의 전임 연구원과 직원을 두고 있다. 국제적 관점에서 중국과 세계화에 관한 다양한 연구와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지난 8월 방한 당시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한국이 중국 봉쇄의 최전선이 되지는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