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전용

[팩플] 나의 구독 해방일지

중앙일보

입력 2022.07.31 07:00

업데이트 2022.07.31 11:33

팩플레터257호, 2022.7.29

Today's Topic 나의 구독 해방일지

그래픽=김혜림 디자이너

그래픽=김혜림 디자이너

안녕하세요, ‘금요 팩플’ 설문 언박싱입니다. 지난 화요일엔 ‘구독 3.0의 세계’ 레터를 보내드렸습니다. 김정민·권유진·김경미 기자가 취재했는데요. 오늘은 권유진 기자의 취재 후기를 전해드립니다.

‘한 달에 구독 서비스에 지출하는 비용은 얼마일까.’

지난 레터에서는 “내가 알고 있는 금액보다 구독 서비스에 쓰고 있는 비용이 2배 이상 많을 수 있다”는 내용의 조사 결과를 소개드렸습니다. 고백하자면, 저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사실 월 구독 지출을 정확히 모르고 있었는데요, 이번 기회에 정리 해보니 예상(10만원)보다 훨씬 많은 18만원이더라구요🤦‍♀️

이렇게 우리의 주머니💰를 위협(?)할 만큼 구독의 유혹은 강력합니다. 처음 구독했을 때 그 신나는 마음, 여러분도 아시죠. 그런데 그것도 잠시, 어쩐지 ‘내가 돈 낸 만큼 잘 쓰고 있나’ 하는 의심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내게 당장 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구독했다고 믿었건만, 실속을 따지다 보니 점점 피곤해집니다.

구독경제 전문가인 ‘멤버십 이코노미’의 저자 로비 켈먼 벡스터는 구독 피로(subscription fatigue)를 불러 일으키는 3가지 원인 중 하나로 ‘구독에 대한 죄책감’을 꼽습니다. 매달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에 돈을 내지만 막상 한 달에 보는 콘텐츠는 1~2편 뿐이고, 주기적으로 배송 받는 밀키트가 냉장고에 쌓이는 걸 보는 소비자들이 ‘내가 낭비를 했구나’라는 죄책감을 가진다는 겁니다.

‘네가 뭘 좋아할 지 몰라 다 준비했어.’ OTT 전성기였던 구독 2.0 시대의 미덕은 최대한 많은 콘텐츠를 담아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중에 하나쯤은 마음에 드는 게 있겠지’ 라는 전략도 통했을 겁니다. 1인당 구독 서비스가 2.5개(딜로이트, 2018년) 정도로, 그땐 구독 서비스 자체가 많지 않았으니까요.

그러나 구독 3.0 시대 서비스들은 소비자의 ‘죄책감’을 해결해야 하는 숙제가 주어졌습니다. 구독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은 구독 다이어트를 원합니다. 이전보다 금전적⋅심리적 여유도 줄었고요. 한때 구독 서비스를 런칭했다 실패한 어느 창업자는 “빵이나 화장품 큐레이션 구독 서비스가 어느 순간 싹 사라졌다. 취향을 제대로 저격하지 못하면, 받기 싫은 물건까지 떠안아야 하는 부담에 소비자들이 떠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시, ‘구독 피로의 3가지 원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벡스터 박사가 말한 나머지 두 가지는 뭘까요. 지나친 구독 유도 광고, 그리고 불편한 해지 절차입니다. 특히 구독 취소를 어렵게 하는 행위는 구체적인 제재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국내에서도 지난 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이 혐의로 넷플릭스, 유튜브, 웨이브 등에 과태료를 부과했었죠. EU와 영국에서도 ‘가입하긴 쉽고, 해지하긴 어려운’, 이 비대칭성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영국은 정부 차원에서 ‘소비자 감시단’을 발족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해요.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영국 내에서 1년에 원치 않는 구독료로 소비되는 금액이 총 18억 파운드(약 2조 8000억원)라고 합니다.

자, 그럼 우리 팩플 구독자들이 꼽은 구독 피로 증상은 무엇인지 보러 가실까요? 이번 설문에는 총 83명이 참여해주셨습니다. 😀

지난 레터에서는 ‘요즘 어떤 서비스를 유료 구독하시는지’, ‘혹시 구독 피로 상태이신지’ 2가지를 여쭤봤어요.

팩플레터 257호. 그래픽=김혜림 디자이너

팩플레터 257호. 그래픽=김혜림 디자이너

먼저 어떤 서비스를 유료 구독하고 계신지부터. 가장 많은 78.3%가 ‘OTT, 게임 등 콘텐츠형’을 골라주셨습니다. 구독 2.0을 이끈 서비스다운 결과였는데요.

최근 이 시장은, 가장 활발하게 ‘광고와의 결합’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특히 OTT 업계는 ‘코드 커팅(TV 대신 OTT 구독!)’이 빨랐던 미국과 유럽 등 해외를 중심으로 AVOD(Advertising Video On Demand, 광고 기반 동영상 사업) 혹은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 광고 기반 무료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요. 광고 보는 대신 낮은 금액 혹은 무료로 콘텐츠를 보는 ‘유튜브’ 모델이죠. 컴캐스트의 피콕이 대표적입니다.

대장인 넷플릭스까지 저가형 광고 요금제 계획을 발표하면서, 파란이 예고된 상황. 국내 OTT 업계도 슬쩍 물어보니 “AVOD 도입의 시점과 형태를 고민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애드테크(광고기술) 회사들과도 물밑 접촉을 하는 듯 했습니다.

51.8%는 ‘뉴스 앱, 뉴스레터 등 뉴스/지식형’을 골라주셨는데요, 저희 팩플을 좋아해주시는💓 분들답게 ‘아는 것의 힘’에 가치를 느끼시는 분들 같습니다. ‘쇼핑, 가사, 모빌리티 등 생활형’ 서비스를 구독한다고 답해주신 분도 48.2%로 많았습니다.

이외에 ‘유튜브 채널 멤버십과 같은 크리에이터 후원형’은 8.4%, ‘그림, 와인 등 취미형’은 3.6%의 응답자 분들이 구독 중이셨어요.

다음으론 여러분의 구독 피로 증상을 여쭤봤습니다.

팩플레터 257호. 그래픽=김혜림 디자이너

팩플레터 257호. 그래픽=김혜림 디자이너

60%가 ‘필요 없는 순간이 더 많은데 구독 취소하기엔 왠지 불안하다’고 답하셨어요.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는 참 많은 순간에 구독을 자극하는 심리적 기제지요. 취재하며 만났던 넷플릭스 관계자도 “킹덤(넷플릭스) 안 보면 안될 것 같고, 손흥민 경기(쿠팡플레이) 안 보면 안될 것 같아서 유입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다음으로 46.7%가 ‘통장서 빠져나가는 구독료가 너무 많다는 느낌적 느낌’을, 28%는 ‘내가 뭘 구독했더라, 기억이 잘 안 난다’를 골라주셨는데요. 생각보다 구독해야 할 서비스도 많고, 그만큼 쏠락쏠락 빠져나가는 돈도 많은 요즘 시장이 반영된 결과 같습니다.

그 외에 20%는 ‘구독, 좋아요, 알림 설정 소리가 지겹다’는 답변을 주셨습니다. ‘기타’를 골라주신 2.7%는 ‘구독 피로가 딱히 없다’고 써주셨어요.

방학이지_해방은_아닌_팩플.jpg

방학이지_해방은_아닌_팩플.jpg

오늘 팩플 언박싱, 흥미로우셨나요?
팩플 뉴스레터는 오늘 언박싱을 끝으로 시즌 1을 마무리하고 여름방학에 들어갑니다.
지난 레터에 이런 소식을 전해드렸더니 “잘 쉬고 얼른 돌아오시라”는 여러분의 따뜻한 말에 팩플팀 마음이 사르르 녹았다는 후문…! 🌞

저희는 팩플 시즌 2를 알차게 준비해서 가을에 돌아올게요. 여러분, 기다려주실 거죠?
방학에도 팩플만의 인사이트를 담은 IT업계 최신 뉴스들과 인터뷰는 팩플 홈에서 계속 됩니다. 많이 많이 놀러오세요!

배너 클릭 시 구독페이지로 이동합니다. https://www.joongang.co.kr/factpl

배너 클릭 시 구독페이지로 이동합니다. https://www.joongang.co.kr/factpl

Innovation 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