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또 '기적의 뒤집기'… 결승 골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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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전에서 팀의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킨 전북 현대의 정종관(오른쪽에서 둘째)이 동료 선수와 얼싸 안으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역전의 명수'.

프로축구 전북 현대에 이런 별명을 붙여줘도 좋을 것 같다.

전북이 울산 현대를 상대로 대 역전극을 펼치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선착했다. 전북은 18일 울산 문수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진 준결승 2차전에서 4-1 대승을 거뒀다. 9월 27일 홈 1차전에서 2-3으로 졌던 전북은 1, 2차전 골 수에서 6-4로 울산에 앞서 대어를 낚았다. 전북은 19일 새벽(한국시간) 열리는 알 카라마(시리아)-알 카디시아(쿠웨이트)전 승자와 11월 1일(홈)과 8일(원정) 결승전을 치른다. 전북이 우승하면 상금 60만 달러(약 5억8000만원)를 받고 12월 일본에서 열리는 세계클럽선수권 출전권을 얻는다.

전북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다롄 스더(중국)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8강에 올랐고, 준준결승에서도 원정 1차전에서 상하이 선화(중국)에 0-1로 졌지만 2차전의 4-2 승리로 준결승에 올랐다.

전북 최강희 감독의 용병술이 빛난 경기였다. 세트 피스를 집중 훈련한 전북은 이로써만 세 골을 얻었고, 후반 두 골은 모두 교체 투입된 선수가 터뜨렸다.

전반 10분 전북의 선제골이 터졌다. 김형범의 낮고 빠른 코너킥을 장신 수비수 최진철(1m87cm)이 몸을 오그리며 헤딩슛으로 연결했다. 볼은 골대 앞에서 크게 바운드된 뒤 오른쪽 골네트로 빨려 들어갔다. 10분 뒤 추가 골도 김형범에게서 시작됐다. 김형범의 날카로운 왼쪽 돌파를 막던 이종민이 파울을 했다. 최철순은 선수들이 몰려 있던 중앙을 피해 오른쪽으로 길게 프리킥을 날렸다. 이번에는 단신 미드필더 정종관(1m73cm)의 헤딩슛이 반대편 골네트에 꽂혔다. 2-0…. 상황이 완전 역전됐다.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탈락하는 울산 선수들의 마음이 급해졌다.

울산의 무차별 반격을 견뎌내던 전북이 후반 22분 결정타를 날렸다. 아크 정면에서 왼쪽으로 흘러나온 볼을 임유환이 발리슛으로 연결했다. 볼은 빨랫줄처럼 뻗어가 골문 왼쪽을 통과했다. 후반 24분 울산이 이천수의 골로 추격했지만 후반 35분 전북 이광현에게 한 방을 더 맞고 주저앉았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끝까지 투혼을 발휘해 역전극을 이끌어 준 선수들이 너무나 고맙다. 챔피언스리그에서 계속 역전승 하면서 선수들에게 힘과 자신감이 붙었다. 세트 피스 훈련을 집중적으로 한 게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김형범은 "지금까지 우리가 해온 게 기적이 아니라 실력이란 걸 보여줬다. 결승에 어떤 팀이 올라와도 자신 있다"고 말했다.

울산=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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