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이 가족 4명 살해/부산/자신도 아파트 옥상서 투신자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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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평소 의처증으로 잦은 부부싸움
【부산=조광희기자】 21일 오전8시30분쯤 부산시 연산2동 1331의19 현대아파트 2동206호 김승각씨(48ㆍ선원) 집에서 김씨가 흉기로 아내 김경숙씨(43),큰딸 은정양(20ㆍ부산대 중문2),둘째딸 용화양(13ㆍ동명여중1),아들 형기군(11ㆍ연산국교6) 등 일가족 4명을 살해하고 자신도 아파트5층 옥상에서 뛰어내려 자살한 것을 아파트 경비원 이대성씨(62)가 발견,경찰에 신고 했다.
경비원 이씨에 따르면 이날 오전8시30분쯤 경비실에 앉아있는데 김씨가 아파트 옥상에서 『내가 사람을 죽였다』며 2∼3분가량 계속외친후 아래로 뛰어내렸다.
김씨는 시멘트바닥에 부딪쳐 현장에서 숨졌다.
경비원 이씨는 김씨를 병원으로 옮긴후 김씨집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일가족 4명이 흉기로 목ㆍ얼굴 등을 마구 찔린채 부인은 안방에서 잠옷차림으로,세남매는 건넌방에서 각각 숨져있었고 방에는 책ㆍ옷ㆍ책상 등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주민들에 따르면 외항선원이었던 김씨는 지난해 8월 귀극한후 지금까지 놀고 있었으며 평소 의처증이 심해 부부싸움이 잦았다.
경찰은 숨진 일가족의 시체일부가 부패돼 있는데다 숨진 김씨의 남동생(29ㆍ회사원)이 18일 오후6시쯤 아파트를 찾아갔으나 김씨가 집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았다고 말한 점,세남매가 19일부터 모두 학교에 등교하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김씨가 18일 이전에 일가족을 살해하고 집에 있다가 이날 투신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정상적인 정신상태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을 정도로 살해수법이 잔인한 점으로 보아 김씨가 히로뽕 등을 복용한 환각상태에서 범행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약물복용여부를 가리기위해 부검을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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