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다임러 합작 무기 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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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현대차와 다임러크라이슬러의 국내 상용차 공장 합작사업이 무기한 연기됐다.

현대차와의 독점계약을 어기고 중국 베이징기차가 다임러와 합작한 데 따라 현대차의 국내 합작사업도 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차는 16일 다임러 합작사업에 대한 노사협상을 17일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협상 자체가 상당 기간 미뤄졌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노조에 임단협 연기를 통보했다"며 "베이징기차 독점계약 위반 여파로 현재로선 추후 협상 일자도 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사는 노조에 보낸 공문에서 "다임러와 현대차 사이에 의견 조율이 필요한 사항이 발생해 부득이하게 당초 예정된 본협상을 연기할 수밖에 없다"며 협조를 당부했다.

현대차의 이번 조치는 최근 중국 파트너인 베이징기차가 독점계약 약속을 어기고 다임러와 별도의 합작법인을 설립키로 한 데서 비롯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노조와 협상이 타결돼도 합작법인 출범을 위해서는 다임러와 세부 논의가 필요한데 베이징기차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 작업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지난 14, 15일 잇따라 중국으로 떠난 박황호 사장과 정순원 기획총괄 본부장, 최한영 마케팅총괄본부장, 전복길 AS총괄본부장 등 사장단이 베이징기차 경영진과 중국 정부 인사들을 대상으로 설득에 나섰다.

회사 측은 "다임러나 베이징기차와의 합작사업이 이번 일로 문제가 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며 "사장단이 베이징기차에 계약 위반에 대한 항의를 하면서도 다임러와의 양해각서 철회시 인센티브를 주기로 하는 등 타협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4월 현대차와 합작 독점계약을 했던 베이징기차는 최근 다임러와 합작사를 만들고 11억유로를 투자해 메르세데스 벤츠의 2개 차종(E, C클라스)을 연간 2만5천대 생산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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