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부모 역활」전파에 주부들 앞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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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부모노릇을 제대로 해서 우리의 자녀들을 올바르게 키우자』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일부 주부들이 부모역할 교육에 나섰다.
한국지역사회학교후원회((732)5560)운영 회장들의 자원봉사모임인 귀연회 회원 15명이 바로 그들. 국내 부모역할 교육기관인 한국심리 상담연구소 KETI본부에서 6일간 매일 오전9시∼오후6시에 이론교육을 받고 주1회씩 3개월간 실습을 거쳐 지난해 11월 부모역할 강사자격증을 땄다.
이들이 이 같은 지도자훈련을 받게된 것은 지역사회학교활동을 통해 부모들에게 「바른 부모역할」을 보급시키려는 후원회의 적극적인 권유가 계기. 후원회 김주환 간사는『별다른 생각이나 준비 없이 부모가 됨으로써 부모역할을 잘못하는 경우가 많아 청소년 문제의 사전 예방이라는 측면에서도 교육의 필요성이 절실했다』고 말하고 『그러나 국내에서 부모역할을 지도할만한 인력이 극히 적어 귀연회 회원 일부에 지도자훈련을 권유했다.』고 설명했다.
부모역할교육의 핵은 대화기술. 부모와 자녀가 원활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대화를 전개해나가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다.
즉 어떤 일에 대해 대화를 나눌 때 문제를 가진 이가 자신인지, 자녀인지를 가려보고 자녀일 경우 대화가 계속되도록 유도하며 이를 경청해야한다는 것. 반대일 경우상대방의 감정을 거스르지 않고 내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 기본단계다.
예컨대 시험을 친자녀가 좋지 않은 성적을 받아 풀죽은 모습으로 현관에 들어섰을 때 부모가『도대체 너 왜 그러니』하며 다그치는 것은 자녀로 하여금『아무 것도 아니다』라거나 반발 또는 대꾸 없이 방문을 닫아버리는 대화단절을 야기 시킨다는 것. 이럴때 『학교에서 속상한 일이 있었니』하는 식으로 자녀의 감정을 읽어주면 그들의 말문이 터져 대화가 가능해지고 문제해결방법도 찾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지난해 12윌초 지역사회학교 강서지구 연합 주부대학에서 1백20명의 어머니들을 그룹지도 함으로써 본격 활동을 개시했는데『참석자들의 반응이 너무 좋았다』며 회색이 만면. 강사팀 장승자씨(51)는『어떤 주부는▲명령·강요▲경고·위협▲훈계·설교▲논쟁 ▲비 판·비평·비난 ▲욕설·헐뜯기·조롱▲분석·진단▲캐묻기·신문 ▲빈정거림등 대화를 가로막는 12가지 걸림돌을 냉장고에 써붙여 놓고 자녀와 말하다가 화가 나면 달려가서 쳐다보고 걸림돌을 피해 다시 계속하는 사람까지 있을 정도』라고 했다.
쌍둥이 딸(15)이 학교에서 있었던 일은 전혀 얘기 안 해 속을 태우던 주부 이상례씨(41)는 자신의 잘못된 대화법을 고쳐 자녀와의 간격을 없앴는가 하면 한금자씨(48)도 남편의 얘기를 도중에 잘라버리거나 미리 얘기하는 자신의 나쁜 대화습성을 깨닫게 됐다는 것.
이들 귀연회 회원들은 올해 10시간 과정의 강좌나 90분과정의 입문과정을 지역사회학교를 통해 30회 실시하는 한편, 빈민 지역 부모들을 위한 별도 봉사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어 활동이 활발해 질 건망. 강사팀 조무아씨(45)는『우리가정에서는 부모가「위」라는 의식에서 자녀에게 강압적으로 대화를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대화습관을 단시일내 고칠 수는 없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면 민주가정으로 전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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