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권 언제 이양할지 올 2월까지 논의 안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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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월까지 주한미군 사령관을 지낸 리언 러포트(59.사진) 예비역 대장은 21일 "퇴임할 때까지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이양 시점이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전작권 이양과 관련, 재임 중 2009년이나 2012년 같은 구체적인 시기가 거론됐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러포트 장군은 "내가 떠날 때까지 한.미 간 전작권 논의는 전작권을 얼마나 이양할지, 다시 말해 광범위하게 할지, 아니면 일부만 시범적으로 이양할지를 의논하는 극히 초보적인 단계였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까지만 해도 여러 가지 안을 살펴보는 수준이었지 어느 쪽도 '제안'이라고 할 만한 걸 내놓지 않은 상태였다"고 밝혔다. 미국의 전작권 이양 논의가 그의 퇴임 후 급물살을 탔으며, 조기 이양 방침도 최근 몇 달 새 정해졌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한국 정부가 서둘러 전작권을 돌려받으려는 데 대해 한국의 전직 국방부 장관들이 비난성명을 낸 것과 관련, 그는 "그분들은 한.미동맹에 대해 많은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다"며 "그들의 충고는 동맹 변화 논의에 좋은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핵실험설에 대해서는 "북한은 핵무기 제조가 가능한 플루토늄과 장비들을 이미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북한 군부는 핵실험을 할 적절한 시기를 재고 있을 것"이라 전제하고 "만일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면 이는 동북아를 큰 불안에 빠뜨리는 일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러포트는 주한미군 사령관 재직 시절인 1월 26일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작권은 한국군의 군사능력이 갖춰질 때 이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 리언 러포트=2002년 5월 주한미군 사령관에 부임한 뒤 유엔군 사령관과 한미연합사 사령관을 겸하면서 3만7000명의 주한미군을 3년9개월간 지휘했다. 재임 중 주한미군 재배치와 용산기지 이전 등 큰 이슈들을 처리했다. 1968년 로드아일랜드대학을 졸업한 뒤 학군장교 기갑 소대장으로 군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3군단 참모장, 1기병 사단장, 3군단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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