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한줄] "영혼이 배부르지 않는 한 나는 거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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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쌀만으로 우리는 행복해질 수 없다. 영혼의 배가 부르지 않는 한 쌀이 창고에 가득해도 나는 거지다. 씨앗을 모아 두고, 모내기를 하고, 물 관리를 하고, 잡초를 베고, 벼를 베고, 탈곡을 하고, 밥을 먹는 그 순간순간 맑게 깨어 있는 것이 거지에서 벗어나는 길임을 오늘 종일 벼를 베며 알았다."

-1988년 도시 생활을 접고 산으로 들어가 자연농법을 실천하고 있는 '바보 이반' 최성현의 귀농기 '산에서 살다'(최성현 지음, 조화로운삶, 256쪽, 9800원)에서.

"디자이너는 최종 소비자의 입장에 서서 아름다운 형태를 유용함과 조화시키는, 소비자 우선주의의 자세를 갖춰야 한다. 그런데 나는 이러한 원칙 하의 제품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천차만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 발터 그로피우스는 한 손으로도 뚜껑을 떨어뜨리지 않고 차를 따를 수 있는 혁신적인 찻주전자를 디자인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한 손으로는 손잡이를 잡고 다른 손으로는 뚜껑을 잡고 차를 따랐다. 사용 방식은 사용자들이 속한 사회나 문화의 조건에 의해 결정되며 여기서 기능주의의 이상이 무너진다."

-예술을 짝사랑하는 디자인 이론을 날카롭게 비판한 에세이 '디자인은 예술이 아니다'(우타 브란데스 지음, 김미숙 옮김, 시지락, 278쪽, 1만2000원)에서.

"내가 만약 인생을 다시 살 수만 있다면 지난번 살았던 인생보다 더 우둔하게 살리라. (…) 아이스크림도 많이 먹고 먹고 싶은 것은 참지 않고 먹으리라. 그리고 이루어지지도 않은 과거와 미래의 상상 속 고통은 가능한 한 피하리라."

-인생의 전환점이 돼줄 값진 교훈들을 모은 '내가 만약 인생을 산다면'(제임스 그린 지음, 박중서 옮김, 샨티, 248쪽, 1만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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