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같은 일 해도 사용 뇌부위 달라

중앙일보

입력

남녀가 똑 같은 일을 해도 사용하는 뇌 부위가 서로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캐나다 앨버타 대학 정신과전문의 피터 실버스톤 박사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신경영상(NeuroImage)'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남녀는 똑 같은 일을 할 때 작동하는 뇌 부위가 다른 경우가 있는가 하면 다른 일을 하는 데도 같은 뇌 부위가 작동할 때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미국의 워싱턴 타임스 인터넷판이 4일 보도했다.

실버스톤 박사는 건강한 오른손잡이 대학원생 33명(남성 23명, 여성 10명)을 대상으로 기억, 언어, 공간, 공조(coordination) 등 4가지 테스트를 실시하면서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을 통해 뇌활동을 관찰한 결과 이러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테스트는 짧은 시간 안에 집게손가락으로 가능한 한 빨리 톡톡 두드리는 것, 몇 가지 숫자를 보여주고 그 중 하나를 빨리 인식하는 것, 알파벳 하나를 보여주고 그 글자로 시작되는 단어를 일정한 시간 안에 되도록 많이 생각해 내는 것, 나머지 하나는 컴퓨터 화면에 나타난 간단한 그래픽을 이용한 공간 주의력 테스트였다.

남성은 특히 공간 주의력 테스트에서 여성보다 성적이 좋았으나 이 테스트에서는 남성의 뇌활동 패턴이 여성과 다르게 나타났다고 실버스톤 박사는 밝혔다.

실버스톤 박사는 이 결과는 임상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라고 말하고 앞으로 정신장애 연구와 치료는 남녀간의 이러한 뇌활동 영역 차이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버스톤 박사는 여성환자가 남성보다 2배나 많은 우울증 처럼 남녀간의 유병률이 크게 차이가 나고 또 증세와 특징이 다른 정신질환들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앞서 유머에 반응하는 뇌부위가 남녀가 다르며 지능을 담당하는 뇌구조에도 남녀간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연구보고서들이 발표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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