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중력, 건강에 악영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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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은 우주공간에 식민지를 건설하겠다는 꿈이 허망한 몽상에 그칠 수 밖에 없다는 확실한 이유를 찾아냈다고 영국 BBC 방송이 12일 보도했다.

프랑스의 원자에너지위원회의 제임스 타보니 박사와 동료 학자들은 실험을 통해 무중력 상태에서는 살아있는 세포의 골격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밝혀내 이를 뉴 사이언티스트지에 기고했다고 이 방송은 밝혔다.

방송에 따르면 이러한 연구결과는 인공적으로 중력을 만들어 내지 않고서는 우주공간에서 오래 생활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연구진들은 포유동물의 세포내 미소세관을 구성하는 단백질인 튜블린 용액을 에너지를 배출하는 합성물에 혼합한 다음, 6분간 체온 수준으로 온도를 높이자 중력에 똑바른 방향으로 미소세관이 형성되기 시작하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어 튜블린을 유럽우주항공국(ESA) 의 로켓에 실어 무중력 상태에 노출시켰더니 이번에는 미소세관이 모든 방향으로 형성됐다는 점을 발견했다.

타보니 박사는 "이러한 차이는 중력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실시된 앨라배마대학 마리안 루이스 박사팀의 연구도 같은 결과를 보였다.

루이스 박사팀은 우주항복선에 인간의 백혈구 세포를 실어 무중력의 영향을 실험했는데 우주 궤도에서 하루가 지나자 이번에도 미소세관은 일정한 방향없이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형성됐다.

이러한 실험결과는 면역체제 약화 등 우주 공간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건강문제를 설명하는 단서가 될 수도 있다.

세포구조학 전문가인 브라이언 앤더톤 교수에 따르면 미소세관은 세포분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따라서 미소세관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할 경우 세포분열과정에 악영향을 미친다.

세포분열 과정에 장애가 발생하면 신속한 백혈구 생산에 바탕을 둔 인체 면역체계의 기능을 저해하고 상피조직의 재생에도 악영향을 미쳐 장에 문제를 일으킬수 있다.(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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