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이 살던 늪「함양 용추계곡」달리기 좋게 진입로 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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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우리 나라에는 용추라는 이름의 계곡이 유난히 많다.「용이 살던 늪, 또는 웅덩이」란 뜻이다.
그 중에서도 경남 함양군 안의 면상원리의「함양 용추」는 빼어난 경관을 품고 있다. 그러나 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에 인근 주민들만이 아껴 봤던 비경이었다. 그러다가 올 가을 진입로가 완전 포장됨으로써 누구나 손쉽게「함양 용추」의 절경으로 달려갈 수 있게 되었다.
기백산(1천3백31m, 김원산(1천3백53m, 월봉산(1천2백88m, 거강산(1천1백84m)등의 준봉이 부채살처럼 펼쳐진 가운데 우묵하게 들어간 지형에 길게 이어진 골짜기가 함양 용추 계곡이다.
함양 용추는 한여름 피서지로도 그만이지만 가을 단풍 또한 환상적인 자태를 뽐낸다. 지난주에 단풍이 물들기 시작했으므로 이번 주말이면 피크에 이르게 된다.
용추 계곡의 하이라이트는 용추사 바로 아래에 있는 용추 폭포다. 옛 시인의 표현을 빌리면 비류직하십여장. 10여m 높이에서 기암절벽을 뚫고 내리꽂히는 물보라가 신비스럽다.
폭포 아래에는 지름 30m나 되는 용호가 깊이 패어 있어 운치를 더해준다. 거기에다 현란한 가을 단풍까지 곁들이면 신선이 사는 세계가 따로 없을 듯한 황홀감에 빠져들게 된다.
◇드라이브 메모
▲경부고속도로 김천 인터체인지(서울 기점 2백27km)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 김천 시내로 들어간 다음 거창 방면 3번 국도와 손잡는다. 김천 톨게이트에서 거창 서남부 교차로까지 약 71km.
▲거창 서남부 교차로에서 오른쪽 3번 국도(24·26번 국도와 중용)를 계속 이용, 13·7km를 내려가면 한문으로「함양의 명승지인구 용추계곡…」라 쓰인 커다란 안내판이 서있다. 여기서 우회전, 5km쯤 달리면 안심교와 중간 주차장을 지나 사평교를 건너게 된다. 예전에는 여기까지가 차가 들어갈 수 있는 한계였다.
사평교에서 새 포장도로를 따라 1·4km만 더 달리면 용추사 일주문 앞 종합 주차장에 닿는다.
▲서울 한남대교 남단에서 이곳까지 약3백18km로 4시간 반쯤 걸린다.
▲부산에서는 남해고속도로 내서 분기점∼구마고속도로 옥포분기점∼88올림픽고속도로 거창IC∼거창을 잇는 코스, 대구에서는 88올림픽고속도로 거창IC∼거창, 광주에서는 88올림픽고속도로 함양IC∼수동(화산)∼3번 국도∼안의를 거치는 게 지름길이다.
◇숙식
▲용추사 일주문 앞 주차장에서 3km 못 미친 지점의 중간 주차장 옆에 민박을 경한 송림 회집 (0597(63)0929)이 있다. 각종 회·매운탕·토종닭 등을 맛볼 수 있다.
▲그 외에는 마땅한 숙박시설이 없으므로 거창읍이나 안의면의 숙박업소를 이용하도록 한다.
▲오가는 길에 거창에서 안의 폭으로 7km 지점에 있는 대동기사식당에 들르면 돼지찌개백반(1천5백원), 생선찌개백반, 영양탕(?) 등 값싸고 깔끔하며 밑반찬 푸짐한 식탁을 만날 수 있다. 꽤 넓은 주차장도 갖추고 있어 이용하기 편리하다.<신성순 월간자동차생활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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