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이 AIDS감염-보사부 "항체 양성 반응 …특별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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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서울올림픽 이후 국내의 AIDS 감염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고교생 1명이 AIDS 감염자로 확인돼 큰 충격을 주고있다.
보사부는 4일 지난 6월 헌혈과정에서 혈액검사 결과 서울지역 고교 3년생 김모군 (18)이 AIDS 항체양성자로 확인돼 특별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사부는 김군이 사창가에 출입한 경험이 있다고만 말하고 있으나 동성연애에 의해 AIDS에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사부는 김군의 신분노출을 고려, 무직자로 위장해 직접 관리하며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직접적인 성 접촉에 의해 미성년자가 AIDS에 감염된 것은 김군이 처음이다.
한편 국내 AIDS 감염자는 올 들어 발견된 25명을 포함, 모두 61명이며 이 가운데 환자 4명을 포함한 8명이 숨지고 1명은 이민, 52명(남자 42명, 여자 10명)이 관리되고 있다.
특히 올림픽 이후인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발견된 국내 AIDS 감염자는 모두 32명으로 85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발견된 29명보다 오히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AIDS의 급속한 확산은 그동안 AIDS 감염자의 주류를 이뤘던 외항선원· 해외취업자· 특수업태부 이외에 내국인간의 성 접촉, 특히 동성연애에 의한 AIDS 감염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 이후 감염자 32명 가운데 내국인 접촉(동성연애) 9명, 국내 외국인 접촉 2명 등 11명 (34%)이 국내에서 AIDS에 감염됐으며 나머지 18명은 국외 성 접촉, 3명은 국의 수혈에 의한 감염으로 밝혀졌다.
보사부는 이같은 AIDS 전파 양상의 변화에 따라 국내 동성연애자들에 대한 AIDS 예방사업에 주력하고 있으나 이들이 신분노출을 꺼린 채 은밀히 접촉하고 있어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관계자들은 국내 동성연애자 숫자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서울에만 낙원동·이태원을 중심으로4천∼5천여명이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편 보사부는 지난해 말 귀국해 결혼한 외항선원 박모씨 (32)가 신혼 2개월만에 AIDS 감염자로 확인됐으나 부부 합의아래 임신, 현재 5개월째를 맞고있어 이 아기를 출산시킬 것인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보사부는 4개월 전 검사에서 박씨의 부인이 AIDS 음성으로 나타났으나 만약 부인이 AIDS에 감염될 경우 태아의 감염확률은 50%라고 판단, 박씨 부부를 설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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