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출연자 선정기준은 시청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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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개편을 앞둔 SBS가 인기 진행자를 대거 영입하는 등 공세에 나서면서 물의를 빚어 퇴출당했던 방송인을 포함시켜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SBS는 지난달 30일 '음주방송'과 '폭력사건'으로 물러났던 방송인 이종환(66)씨와 오미희(45)씨를 라디오 DJ로 기용한다고 밝혔다. 이 중 이씨는 지난 7월 말 MBC 라디오 '이종환의 음악살롱' 생방송 도중 술취한 상태에서 무례한 언행을 해 스스로 물러난 바 있어 그의 방송 복귀에 대해선 SBS 시청자 게시판 등 인터넷 사이트에 네티즌들의 반대의견이 빗발쳤다.

"누구는 사생활 노출만으로도 오랫동안 방송에 나오지 못했는데, 청취자를 우롱한 진행자를 2개월 만에 복귀시킨다는 게 말이 됩니까"(ID zenith1977)라는 비아냥부터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저지르고 보는 방송가의 관행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난 행위"라는 비난까지 수백건의 의견이 올랐다.

시청자 시민단체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미디어세상열린사람들의 윤혜란씨는 "방송 자질에 의심이 가는 인물을 또다시 진행자로 끌어들이는 것은 시청자를 철저히 무시하는 행태"라고 꼬집었다. SBS 노조도 성명서를 내고 "자질 없는 방송인의 MC 선정은 SBS의 이미지를 스스로 갉아먹는 일"이라며 이씨 기용의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한편 SBS는 1일 탤런트 최수종(41)씨를 '신동엽 김원희의 헤이!헤이!헤이!'의 후속 프로그램 MC로 기용한다고 밝혔다. 이미 강호동씨를 최고 대우 조건으로 새 주말 오락프로그램 '소원성취 토요일'(가제)의 메인 MC로 영입한 데 이어 최씨마저 끌어들이자 타방송국들은 'SBS가 쓸 만한 진행자들을 싹쓸이한다'며 긴장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또한 연예계 뇌물 비리에 연루됐던 은경표 전 MBC PD의 영입설도 한때 강하게 제기됐으나 SBS 측은 "은 전PD가 운영하고 있는 프로덕션 소속 카메라맨이 강호동씨 프로그램의 한꼭지를 담당할 뿐 은씨와는 아무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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