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 노조 파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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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MBC노조는 26일 오전 6시를 기해 서울지방 노동위원회의 직권 중재를 거부하고 한국방송 사상 처음으로 무기한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이들 노조원들의 방송실 출입 차단으로 26일 오전 7시 뉴스프로인 「여기는 MBC」 등 정규방송이 못나가고 다른 프로로 대체됐다.
MBC측은 노조원들의 파업사태로 사원 2천1백여명 중 노조원 7백49명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으로 방송을 계속하고 있다.
MBC노조는 15일간의 냉각기간이 끝난 25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본사1층 로비에서 조합원 7백49명중 6백62명이 참석한 가운데 파업여부를 묻는 찬반 투표를 실시, 찬성 5백95명, 반대66명, 기권1표로 파업을 결의했다.
이에 따라 쟁의에 대한 전권을 위임받은 쟁의대책위원회는 개표직후인 이날 오후10시50분 긴급대책회의를 소집 ▲편성·보도·제작 책임자의 3인추천제 ▲황선필 사장의 퇴진 ▲방송 민주화 투쟁과 관련, (주)MBC청룡으로 강제 전출된 이세용 사우의 복직 ▲쟁의기간 중 「공정방송」리번 패용으로 방송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조합원들의 원상회복 등 4개항이 완전 타결될 때까지 무기한 전면파업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한편 서울지방 노동 위원회는 이에 앞서 25일 오후 방송이 공익사업임을 들어 서울시장이 요청한 중재요청을 받아들여 강제중재를 결정, 문화방송 노조는 법률상 이날부터 15일간 파업을 못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귀추가 주목된다.

<불법 파업 철회 촉구 노동부장관 성명>
최명헌 노동장관은 26일 오전 문화방송 노조파업에 대한 담화를 발표, 『노동위의 중재 회부결정에 따라 15일간 파업이 금지되는데도 파업에 돌입한 것은 불법인 만큼 즉시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경고했다.


KBS노조는 26일 MBC노조의 파업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 『KBS와 MBC는 그동안 편파왜곡 방송으로 국민의 지탄을 받아온 오욕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다』고 전제, 『MBC노조의 파업결정은 이 같은 오욕의 역사를 청산하고 진정한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나기 위한 충정으로 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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